
2일 방송되는 KBS1 ‘인간극장-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가 군산의 소문난 효녀 이금례(53) 씨와 혈관성 치매 판정(17년 전)을 받은 어머니 서복교(94) 씨의 일상을 통해 모녀의 뜨거운 사랑을 전한다.
서복교 씨의 시간은 과거에 머물러 있다. 인형을 갓난아기처럼 돌보고, 잊고 또 잊는 하루가 반복된다. 딸 이금례 씨는 인형마다 이름을 붙여주고, 매일 처음처럼 엄마와 놀아준다. 머리에 가발을 씌우고 춤을 추며 엄마를 웃게 만드는 게 그의 가장 큰 보람이다.
금례 씨의 명랑함 뒤에는 든든한 가족의 뒷받침이 있다. 남편 형원(55) 씨는 지친 아내에게 숨을 고를 ‘작은 카페’를 마련해줬고, 옆집에 사는 딸 민희(30) 씨는 서툴지만 할머니가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 건넨다. 카페에서 색소폰과 기타를 연주하는 시간은 금례 씨가 근심을 내려놓는 탈출구다.
일흔 넘도록 오롯이 자식들을 위해 살아온 억척 엄마. 어린 시절 늘 밭일에 나가야 했던 복교 씨 곁에 금례 씨의 추억은 많지 않다. 그래서일까. 영혼까지 아기가 되어버린 엄마를 보면 울컥하지만, 젊은 날의 고생을 떠올리면 더 잘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앞선다. 미용을 꾸준히 해온 금례 씨는 엄마의 머리를 다듬고, 손톱에 꽃을 그려주며, 엄마가 좋아하던 ‘기타부기’를 함께 부른다. 그 순간만큼은 치매 이전의 엄마가 눈앞에 선다.
금례 씨의 작은 소망은 거동이 불편한 엄마와의 외출. 고향집을 찾아 영상을 찍어 추억을 상기시키며 엄마의 시간을 현재로 데려온다. 17년에 걸친 효행은 지역사회도 인정했다. 그는 군산 시민의 날 ‘효열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복교 씨의 저물어가는 인생을 그 어느 때보다 밝게 빛나도록 해주는 금례 씨.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모녀의 찬란하고 아름다운 여정으로 들어가 보자.
형원 씨 직장 동료들이 카페에 모였다. 담근 막걸리를 선물하는 부부. 금례 씨의 언니, 오빠의 방문. 아버지 산소를 찾아간다. 예보에 없던 비가 내리는 날. 서둘러 가게 문을 닫는 금례 씨. 엄마에게 달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