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산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각종 어록 남긴 전설의 캐스터 영원히 잠들었다

[ MHN스포츠 ] / 기사승인 : 2025-03-19 05:30:00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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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21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2 서울 이랜드와 전남 드래곤즈의 경기를 끝으로 중계 생활을 마친 송재익 캐스터
2020년 11월 21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2 서울 이랜드와 전남 드래곤즈의 경기를 끝으로 중계 생활을 마친 송재익 캐스터




(MHN스포츠 금윤호 기자) "자, 후지산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각종 어록을 남기며 한국 축구 중계를 대표했던 송재익 전 캐스터가 지난 18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송 전 캐스터는 지난해 4월 암 진단을 받고 투병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송 전 캐스터는 1970년 MBC 아나운서로 입사한 뒤 주로 복싱 중게를 맡았다. 1982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고(故) 김득구의 마지막 경기였던 WBA 라이트급 타이틀전을 위성 중계했다. 그 인연으로 김득구 추모 영화인 '챔피언'에 특별 출연하기도 했다.









이후 송 전 캐스터는 1986 멕시코 월드컵을 시작으로 2006 독일 월드컵까지 6회 연속 월드컵 중계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현장의 생동감을 전달했다.



월드컵뿐 아니라 1976 몬트리올 올림픽부터 2004 아테네 올림픽 등 올림픽 대회도 8회 중계했다. 이외에도 아시안게임과 전국체전 등 각종 스포츠 대회와 경기 내용을 안방으로 전했다.



송 전 캐스터는 신문선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스포츠기록학과 초빙교수와 콤비를 이뤄 축구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1997년 9월 일본 도쿄의 국립 요요기 경기장에서 열린 1998 프랑스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B조 4차전 원정 경기 일명 '도쿄대첩' 중계 도중 후반 41분 이민성이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왼발 중거리슛으로 역전골을 터뜨리자 "자, 후지산이 무너지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한일전 승리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2020년 12월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송 전 캐스터는 당시 상황을 두고 "(이민성의 역전골이 터졌을 때) 머리에 떠올린 게 일본의 자존심을 건드려 보자 싶었다. (그런데) 후지산이 보였다. 그래서 (그 멘트가) 나온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외에도 송 전 캐스터는 "어림없는 볼", "주춤주춤", "아, 위험합니다", "6만 3천 송이의 장미꽃이 활짝 핀 대구월드컵경기장입니다" 등 두고 두고 회자될 어록을 남겼다.









2000년부터는 SBS로 적을 옮겨 신 교수와 다시 '송-신 듀오'를 이뤄 2002 한일 월드컵 등을 중계했으며, 2007년까지 활동하다 2000년대 후반부터는 한동안 방송계에서 모습이 뜸했다.



송 전 캐스터는 2019년 K리그를 주관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이 K리그2 중계에 나서면서 현장에 복귀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78세가 되던 해 최고령 캐스터 타이틀을 얻은 송 전 캐스터는 약 2년간 54경기를 중계한 뒤 2020년 K리그2 서울 이랜드-전남 드래곤즈 경기를 끝으로 중계석을 떠났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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