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인도 진출 선발주자’ 롯데웰푸드, 초코 외 대안 없나

[ 더리브스 ] / 기사승인 : 2025-02-21 09:02:20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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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현지 기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롯데웰푸드는 일찌감치 인도 시장에서 초콜릿 가공 제품인 초코파이로 입지를 굳혔다. 올해는 빼빼로 등 다른 초코 제품 라인업도 함께 늘렸다.



하지만 원재료인 코코아 가격이 폭등하며 롯데웰푸드는 초코 제품에만 집중할 수 없게 됐다. 초코 제품 외 대안이 없다면 성장에 한계를 겪을 수 있다는 얘기다.



또한 인도에 진출하는 후발주자 경쟁사들이 K-푸드로 새로운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는 상황도 불안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인도서 자리 잡은 초코 제품





롯데웰푸드는 지난 2004년 국내 식품회사 최초로 인도에 진출해 건과·빙과 법인을 각각 두고 운영 중이다. 특히 건과 법인에서는 초코파이가 매출 1위를 이끌고 있다. 롯데웰푸드 초코파이의 인도 시장 점유율은 70% 이상이다.



인도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입맛에 맞춰 롯데웰푸드는 빙과류인 아이스크림 역시 초코를 넣은 제품을 현지에서 직접 생산하고 출시해 판매 중이다. 인도에서 판매되는 제품 중 초코맛 월드콘 3종은 한국에는 없다.



롯데웰푸드는 인도 매출 성장세에 힘입어 해외 매출이 늘고 있다. 롯데웰푸드의 2023년과 지난해 해외 매출액은 8005억원에서 8567억원으로 7% 올랐으며 같은 기간 인도 매출액도 2690억원에서 2905억원으로 8% 올랐다.



인도 현지 공장 증설도 최근 활발하다.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10월 이후 네 번째 초코파이 생산 공장을 설립하고 있으며 빼빼로 공장을 신규로 짓고 있다. 두 공장은 올해 하반기부터 가동될 예정이다.





원가 상승으로 발목 잡는 초코






롯데웰푸드. [그래픽=김현지 기자]
롯데웰푸드. [그래픽=김현지 기자]




인도와 달리 국내 매출 증가세는 주춤하다. 롯데웰푸드의 2023년과 지난해 전체 매출액은 4조664억원에서 4조443억원으로 5% 줄었는데 이중 국내 매출액은 3조3008억원에서 3조2302억원으로 2% 감소했다.



전체나 국내 매출 규모 자체가 크게 줄어든 건 아니지만 롯데웰푸드는 국내 공장을 최근 일부 매각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난해부터 해외 매출 1위인 인도에서의 행보와 대조된다. 인도를 중심으로 해외에 대한 기대가 더 커 보인다는 얘기다.



문제는 인도 시장에 크게 의존하기에는 리스크가 있다는 점이다. 인도 매출액이 국내 대비 10분의 1 수준인 점을 차치하더라도 초코 제품 의존도가 높다는 게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 초코 원재료 값이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다.



코코아 선물 가격은 지난 한 해 동안 172%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2년간 전 세계 카카오의 약 70%를 생산하는 서아프리카 지역에 폭염과 병해로 카카오 생산량이 급감한 게 원인이다. 카카오나무가 회복돼 다시 카카오 콩을 생산하는 데는 5년 이상이 걸린다.



롯데웰푸드는 국내에선 이미 초코 제품 가격을 두 차례 인상했으며 올해 인도를 비롯한 해외에서도 초코 제품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다. 비용에 원재료 값 인상분은 반영되겠지만 이에 따라 수요가 줄어들면서 롯데웰푸드가 유지해 온 경쟁력에도 타격이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K-푸드로 공략나선 경쟁사들





초코 제품군을 롯데웰푸드만의 고유 상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초코파이 인기가 아직까지 높지만 인도 시장에는 페레로로쉐를 판매하는 페레로 인터내셔널 SA, 오레오 제품으로 유명한 몬델리즈 인터내셔널 등 다른 유명한 초콜릿 가공 회사들도 많이 진출해 있다.



한마디로 향후 초코 제품만으로는 경쟁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하지만 롯데웰푸드는 건과와 빙과 구분 없이 초코가 들어간 제품만을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인도에 선발주자로 진출하긴 했지만 롯데웰푸드엔 아직까지 대안이 될 만한 제품이 눈에 띄지 않는다.



반면 인도 시장으로 진출하는 후발주자 국내 경쟁사들은 K-푸드를 앞세워 새로운 경쟁력을 창출해갈 기세다. 한류 열풍에 힘입어 K-푸드에 대한 인기가 높아진 만큼 이들은 한국 고유 식품의 특성을 접목해 전략적으로 시장에 접근했다.



특히 경쟁사들은 매콤한 맛을 좋아하는 현지인 입맛에 맞춘 K-푸드를 앞세웠다. 농심과 삼양식품의 경우 전 세계 네 번째 라면 소비국인 인도에 맞게 각각 신라면과 불닭볶음면을 현지 대형마트에 입점시켰다. 오리온은 불닭맛, 김치맛 스낵 제품 등을 선보이고 있다.



한편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인도 시장에서 초코 제품에만 주력하는 게 아니냐는 더리브스 질의에 “인도 내에서 초코류가 많긴 하지만 M&A로 들어간 거라 현지에서도 잘 나가는 다른 제품들이 많다”며 “그중 가장 인지도도 높고 잘 자리 잡은 게 인도에선 초코파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초코에 집중한다기보다는 한국 롯데 브랜드를 도입해 확대하는 게 중요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최근 추진 중인 빙과 공장 설립에 관한 질의에 이 관계자는 “인도처럼 인구도 많고 경제 성장도 좋은 국가에서는 공급도 늘리고 K-푸드 열풍에 맞춰 국내 브랜드 도입을 활발하게 하는 상황”이라면서 “월드콘도 하고 있지만 돼지바나 죠스바와 같은 한국 브랜드들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이제 현지에서도 K-디저트를 강화해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박달님 기자 pmoon55@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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