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진옥동표 신한금융, 내부통제 강화 무게 두는 까닭

[ 더리브스 ] / 기사승인 : 2025-01-03 09:20:48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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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지주 진옥동 회장. [그래픽=김현지 기자]
신한금융지주 진옥동 회장. [그래픽=김현지 기자]




신한금융지주 진옥동 회장은 2025년 새해를 맞이한 신년사에서 내부통제를 강조했다. 내수 부진 및 수출 둔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증가한 상황에서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가 그룹 경쟁력의 관건이라고 봐서다.



최근 은행권 전반에서 내부통제 부실로 인한 문제들이 나타난 가운데 신한금융 역시 그간 기울여온 내부통제 노력을 보다 고객과 사회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는 인식을 신년사에 반영했다. 내부통제 조직을 최근 재편성한 점도 같은 맥락이다.



올해는 내부통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이는 사실상 신한금융이 그간 최우선으로 가치를 둬온 고객을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고객 관점에서 금융을 바라보며 본업 혁신을 추구하려는 방향은 지난해 연장선상으로 일관돼 크게 다르지 않은 셈이다.





진 회장 “내부통제 핵심 경쟁력 정착시킬 것”





신한금융 진 회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올해는 신한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올해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 초고령 사회로의 진입, 산업 생태계 변화 앞에서 ‘일류신한의 과제’를 완성해 가야한다고 언급했다.



이를 위한 전략 방향으로 가장 먼저 제시한 내용이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확립이다. 진 회장은 “올해는 보다 실질적인 내부통제 체계가 구동될 수 있도록 관리 감독, 평가, 모니터링 전반을 꼼꼼히 살피고 임직원 윤리의식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진 회장이 이같이 말한 배경은 지난해 대규모 금융 사고들과 무관하지 않다. 우리금융지주·은행에서 드러난 손태승 전 회장 관련 부당대출 및 직원 횡령이 업계 최대 사고로 꼽히지만 자회사인 신한투자증권에서도 1300억원대 운용 사고가 발생해 신뢰에 금이 갔기 때문이다.



뼈아픈 사고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긴 듯 진 회장은 “지난해 내부통제에 역점을 두고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였지만 고객과 사회의 눈높이에 부족한 점이 있었다”면서도 “내부통제를 신한의 핵심 경쟁력으로 확고히 정착시키겠다”고도 언급했다.





준법감시팀 격상 및 내부통제 책임 자회사 CEO 교체도






조직도 개정 후. [사진=신한금융지주 제공]
조직도 개정 후. [사진=신한금융지주 제공]




신한금융은 지난해 말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일환으로 주요 4개 부문 중 하나인 소비자보호부문에 속해있던 준법지원파트를 대표이사 직속 기구로 독립 편제했다. 또한 책무구조도를 금융권 최초로 도입한데 발맞춰 이에 따른 임원 역할을 세분화했다.



준법지원팀이 소비자보호부문 산하에 있을 당시 지주 준법감시인은 소비자보호부문장을 겸임했으나 제도 개편에 따라 준법감시인은 준법감시 업무만 맡게 됐다. 소비자보호부문장 역시 소비자보호 업무만 주력하게 됐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더리브스 질의에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확립을 위해 내부통제 조직의 역할을 강화하고자 (조직을) 분리해서 별도 편제했다”며 “소비자보호부문에 있던 준법지원이 대표이사 직속으로 옮겨져 새로 편제됐다”라고 설명했다.



진 회장이 체질 개선을 목적으로 강도 높은 인적쇄신을 단행한 점도 내부통제와 관련 있다. 지난해 임기 만료로 자회사 13개 중 4개 대표가 교체됐는데 이중 신한증권 김상태 사장은 지난 8월 금융사고로 사임하면서 이선훈 WM부문 부사장이 새로 선임됐다.



이 부사장은 1300억원대 금융사고와 관련 위기관리 태스크포크(TF)를 이끄는 책임자였던 만큼 신뢰 회복 과제를 지게 됐다. 신한증권은 내부통제 시스템을 통해 해당 사태를 적발했다는 입장이었으나 손실 발생 2달 후에서야 사태가 공개되며 논란을 낳았다.





올해 경영 슬로건은 ‘고객 중심’





올해 최우선 가치로 내부통제가 급부상했지만 고객이 중심인 가치는 여전히 핵심이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경영 슬로건으로 ‘틀을 깨는 혁신과 도전’을 내걸며 ‘일류(一流) 신한의 과제’ 중 하나로 고객 편의성 제고에 주력했다면 올해는 고객 가치를 보다 전면에 내세웠다.



신한금융의 2025년 경영 슬로건은 ‘고객중심 일류 신한 Humanitas, Communitas’으로 “의무를 다하는 데에 인생의 모든 훌륭함이, 의무에 소홀한 데에 인새의 모든 추함이 있다”는 말을 남긴 로마 철학자 키케로의 철학이 담겼다.



진 회장은 금융이 고객과 사회의 신뢰를 기반으로 상호작용하는 생태계라며 금융인으로서 인간다움(Humanitas)이 더욱 엄격하게 적용된다고 봤다. 여기에 공동체(Communitas) 의미를 더해 동료는 물론 고객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조직이 되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내부통제에 이은 올해 전략으로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꼽은 진 회장은 “고객 관점에서 금융을 바라보며 본업의 근본적인 혁신을 추구하겠다”며 “우리는 결국 고객에게 필요한 존재가 돼야 한다. 신한의 존재 이유를 증명하며 지속 가능성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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