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에사는 올여름 이적 시장에서 유벤투스를 떠나 리버풀로 향했다. 리버풀 유니폼을 입을 때만 해도 모하메드 살라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세계 축구계 눈을 사로잡았다.
키에사는 그럴만한 재능이었다. 키에사는 ACF 피오렌티나 유소년 팀에서 기량을 갈고닦은 뒤 프로에 데뷔했다. 2년 차였던 2017-18시즌 피오렌티나 공격 핵심으로 맹활약했다. 키에사는 이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 A 36경기에서 6골 5도움을 기록했다.
키에사는 2019-20시즌 세리에 A 34경기에서 10골 6도움을 기록하며 리그 정상급 공격수로 발돋움했다.
키에사의 활약은 소속팀에 국한되지 않았다.
키에사는 이탈리아 축구 대표팀 공격 핵심으로 유로 2020 우승에 앞장섰다. 키에사는 이 대회에서 이탈리아 치른 7경기 모두 출전해 2골을 터뜨렸다.
키에사는 승승장구했다. 2020-21시즌엔 세리에 A 명문 유벤투스로 둥지를 옮겨 리그 30경기에서 8골 8도움을 올렸다. 키에사는 이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경기에서 4골 1도움을 기록하기도 했다. 키에사는 2020-21시즌 세리에 A 올해의 팀에도 이름을 올렸다.
키에사는 이후 쭉 내리막이었다. 부상이 원인이었다.
키에사는 2021-22시즌 전방 십자인대 파열로 긴 시간 재활에 매진했다. 키에사는 2021-22시즌 리그 14경기에서 2골 2도움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2022-23시즌에도 리그 21경기에서 2골 5도움을 기록하는 데 머물렀다. 키에사가 2022-23시즌 선발로 나선 건 6회에 불과했다.
리버풀이 그런 키에사의 영입을 결정한 건 부활 조짐이 보였기 때문이다.
키에사는 2023-24시즌 세리에 A 33경기에서 9골 2도움을 기록했다. 25차례 선발 출전하는 등 몸 상태에 대한 불신도 떨쳐냈다.
리버풀은 이적료 1,500만 유로(한화 약 222억 원)에 키에사를 품었다. 큰 부상 이력이 키에사의 몸값을 크게 낮췄다.
키에사는 부상 이전의 활약과 2023-24시즌 부활 조짐이 있었기에 큰 기대를 받았다.
리버풀이 위르겐 클롭 감독 시대를 마치고 아르네 슬롯 감독 체제의 시작을 알린다는 점도 키에사에겐 긍정적인 요인이었다. 슬롯 감독이 클롭 감독의 색채를 조금씩 지워가면서 새 판을 짤 것이 유력했기 때문.
예상은 빗나갔다.
키에사는 올 시즌 EPL 1경기에 교체로 나선 게 리그 출전 기록의 전부다. 키에사는 올 시즌 리버풀이 치른 리그 11경기에서 총 18분 뛰었다.
다른 대회에서 기회를 받는 것도 아니다. 키에사는 EFL컵 1경기에 출전했다. 선발로 59분 뛰었다. UCL에선 후반 막판 교체 투입돼 1분 뛰었다.
현역 시절 ‘악마의 재능’으로 불렸던 이탈리아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안토니오 카사노는 11월 13일 이탈리아 ‘비바 엘 풋볼’을 통해 “키에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모르겠다. 키에사는 유로 2020 최고의 선수였다. 그런데 EPL에서 제대로 뛰질 못하고 있다. 이탈리아 최고의 재능인데 안타깝다”고 했다.
큰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반전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리버풀 공격수들의 활약이 아주 좋다.
살라가 건재하다. 살라는 올 시즌 리그 11경기에서 8골 6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루이스 디아즈(11경기 5골 2도움), 디오구 조타(7경기 2골 2도움), 다르윈 누녜스(8경기 2골 1도움), 코디 각포(11경기 1골 1도움) 등도 슬롯 감독에게 꾸준한 기회를 받고 있다.
특히나 리버풀은 올 시즌 EPL 11경기에서 9승 1무 1패(승점 28점)를 기록하며 리그 단독 선두에 올라 있다. 리버풀은 2위 맨체스터 시티에 승점 5점 앞서 있다.
변화를 줄 필요가 없는 상황. 키에사는 반등을 꾀할 수 있을까.
슬롯 감독은 기회를 잡지 못하는 키에사에 관해 다음과 같이 전한 바 있다.
“키에사는 프리시즌을 정상적으로 소화하지 못했다. EPL은 세리에 A보다 경기 템포가 빠르다. 속도, 힘, 체력 등 모든 게 한 단계 높아져야 한다.”
[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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