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마일 신인 vs 88마일 베테랑, 누구도 웃지 못했다...피츠버그 충격의 역전패 [MK현장]

[ MK스포츠 야구 ] / 기사승인 : 2024-08-29 05:15:03 기사원문
  • -
  • +
  • 인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피츠버그는 29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의 PNC파크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시리즈 최종전 10-14로 졌다.

충격적인 역전패였다. 5회까지 10-3으로 크게 앞서갔는데 이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무너졌다. 이번 시리즈 스윕당하며 62승 71패에 머물렀다. 컵스는 68승 66패.



이날 선발 매치업은 흥미로웠다. 100마일 강속구를 뿌리는 피츠버그의 신인 폴 스킨스와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90마일을 넘지 않는 컵스의 기교파 베테랑 카일 헨드릭스의 대결이었다. 헨드릭스의 이번 시즌 패스트볼 평균 구속 87.9마일은 스킨스의 체인지업 평균 구속(87.4마일)보다 조금 빠른 수준이다.

투구 내용 자체는 신인의 판정승이었다.

스킨스는 1회 선두타자 이안 햅에게 2루타를 맞은 것을 시작으로 2회까지 4개의 피안타를 허용하며 3실점했지만, 이후 빠르게 안정을 찾아갔다. 최종 성적 5이닝 5피안타 1볼넷 6탈삼진 3실점(2자책) 기록했다.

그가 던진 82개의 투구 중 총 39차례 스윙이 나왔는데 이중 28%에 해당하는 11개의 스윙이 공을 맞히지 못했다. 15개의 타구 중 타구 속도 95마일 이상의 강한 타구는 5개, 1회 햅에게 허용한 2루타가 104.3마일로 가장 강하게 맞은 타구였다.



헨드릭스는 1 2/3이닝 8피안타 1피홈런 3볼넷 2탈삼진 6실점으로 무너졌다.

1회 브라이언 레이놀즈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한 헨드릭스는 2회 첫 타자 야스마니 그랜달을 볼넷으로 내보낸 것을 시작으로 한 이닝에만 열 명의 타자를 상대하며 6개의 피안타와 2개의 볼넷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행운의 여신도 그를 외면했다. 2사 2, 3루에서 라우디 텔레즈의 빗맞은 뜬공 타구는 3루수와 유격수가 서로 미루다가 잡지 못하면서 2타점 2루타로 연결됐다. 이닝이 끝나야 할 상황에서 끝나지 못하자 그는 급격하게 흔들렸고, 결국 대량 실점으로 이어졌다.

선발이 2회를 못마치고 내려간 컵스는 이날 어렵게 경기했다. 2회 등판한 이던 로버츠는 긴 이닝을 소화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4회 오른 발목 통증으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드루 스마일리가 2이닝을 던져주며 분전했다.



피츠버그 타선은 컵스 불펜을 상대로 꾸준히 득점을 더했다. 4회 코너 조의 솔로 홈런에 이어 1사 1, 3루에서 알리카 윌리엄스의 희생번트로 2점을 추가했다. 5회에는 1사 2, 3루에서 조의 좌전 안타 때 상대 좌익수 햅의 실책까지 나오며 주자 두 명이 모두 홈으로 들어왔다.

컵스도 포기하지 않았다. 7회 크리스티안 베탄코트의 홈런에 이어 8회에는 아롤디스 채프먼을 상대로 1사 1, 2루에서 다시 베탄코트가 좌익수 방면 2루타로 주자 두 명을 불러들였다. 이어 햅의 안타까지 나오며 10-8로 격차를 좁혔다.

계속된 1사 1루에서 양 팀 벤치의 수싸움이 이어졌다. 컵스가 먼저 우타자 패트릭 위스돔을 대타로 내자 피츠버그에서는 채프먼을 내리고 우완 데니스 산타나를 올렸다. 다시 컵스는 좌타자 토크먼을 대타로 냈다.

수싸움의 결말은 허무했다. 토크먼이 때린 타구가 2루수 정면으로 갔는데 공을 받은 1루수 조가 귀루한 주자 햅이 베이스에서 손을 뗀 사이 태그한데 이어 타자 주자까지 확실하게 태그하면서 병살타가 완성됐다. 크레이그 카운셀 컵스 감독이 달려나와 판정에 항의했지만, 바뀌는 것은 없었다.

피츠버그가 분위기를 가져오는 것처럼 보였지만, 이는 9회 펼쳐질 역전극의 서막에 불과했다. 컵스 타선은 다시 장작을 쌓았다. 피츠버그 마무리 데이빗 베드나 상대로 안타 2개와 볼넷으로 베이스를 채웠다. 스완슨의 2루 땅볼이 1루 주자만 아웃시키며 한 점을 더 쫓았다.

이어진 2사 1, 3루에서 1루 주자가 도루를 하자 피츠버그는 고의사구로 다시 베이스를 채우고 베탄코트와 승부를 택했다.

결과적으로 이는 악수였다. 베탄코트가 좌전 안타를 때리며 주자 두 명이 홈을 밟았고, 베드나는 그대로 강판됐다. 구원 등판한 제일렌 빅스가 세 타자에게 연속 안타를 두들겨 맞으며 피해를 키웠다.

실망한 관중들이 경기장을 떠나면서 원정팀 컵스를 응원하는 팬들의 함성 소리가 피츠버그 홈팬들의 야유를 뒤덮는 기이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날 중견수로 데뷔한 오닐 크루즈는 9이닝 수비를 무난하게 소화했다.

힘을 너무 자랑해 문제가 된 장면도 있었다. 2회초 1사 2루에서 피트 크로우-암스트롱의 중전 안타 때 2루 주자를 잡을 욕심으로 홈에 바로 송구했는데 포수가 이를 제대로 받지 못하며 공이 뒤로 빠졌고 타자 주자가 3루까지 진루했다.

송구 구속이 103.3마일에 달할 정도로 빨랫줄같은 송구였다. 결과적으로 중견수 실책으로 기록됐지만, 중견수만의 잘못은 아니었다. 포수의 포구가 안좋았고 투수도 백업 위치에 들어가 있지 않았다.

[피츠버그(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글자크기
  • +
  • -
  • 인쇄

포토 뉴스야

랭킹 뉴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