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호랑이 삼킨 ‘신태용 매직’ 인도네시아, 황선홍호에 ‘도하 참사’ 안겼다…첫 올림픽도 바라본다 [U23 亞컵]

[ MK스포츠 축구 ] / 기사승인 : 2024-04-26 06:21:01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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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매직’과 함께한 인도네시아, 그들은 이길 자격이 있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끈 대한민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2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인도네시아와의 2024 파리올림픽 최종예선 및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카타르 아시안컵 8강전에서 2-2, 승부차기 혈전 끝 11-12로 패했다.

대한민국은 세계 첫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도전했으나 결국 9회에 그치고 말았다. 그리고 그들의 앞을 가로막은 건 바로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였다.



인도네시아는 8강에서 만난 대한민국을 압도했다. 조별리그에서 호주를 꺾고 올라섰을 때만 하더라도 그저 돌풍의 하나로 여겨졌으나 대한민국을 몰아붙이며 결코 운이 아님을 증명했다.

연장까지 120분 혈투를 치른 인도네시아였으나 후반 막판, 그리고 연장 전반 정도를 제외하면 대한민국을 압도했다. 빠른 공수 전환, 결정력을 과시하며 대한민국보다 수준 높은 축구를 선보였다.

정상빈의 극적인 동점골이 없었다면 굳이 연장까지도 갈 이유가 없었던 매치업이었다. 그만큼 대한민국의 전술은 구시대적이었고 신태용 감독과 인도네시아의 카운터 어택은 대단했다.

인도네시아는 대한민국의 근거 없는 크로스 공격을 어렵지 않게 막아냈다. 그리고 페르디난을 중심으로 빠른 역습을 펼치며 대한민국의 수비진을 두들겼다. 조별리그 무실점을 달성한 아시아 최고의 방패를 쉽게 뚫기도 했다.

수비에서도 인도네시아가 한 수 위였다. 그들은 전반 동안 대한민국에 단 1개의 슈팅만 허용했다. 테구의 자책골은 사고였고 이를 제외하면 위협적인 순간조차 내주지 않았다.

인도네시아는 무려 15개의 슈팅을 쏟아냈고 그중 유효 슈팅이 6개였다. 반면 대한민국은 불과 4개의 슈팅에 그쳤고 유효 슈팅은 2개였다.

승부차기에서도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무려 12번째 키커까지 가는 접전 속에서도 아리의 집중력이 돋보였고 이강희의 킥을 막아내며 승리를 결정지었다.



신태용 감독의 지략, 그리고 지난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을 경험한 주축 전력이 거둔 대단한 성과다. 결국 큰 무대에서 어떤 플레이를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고 단순했던 대한민국을 마음껏 요리할 수 있었다.

이로써 인도네시아는 이번 대회 첫 본선 진출에 이어 첫 승리, 첫 4강 진출이라는 대업을 이뤘다. 그리고 파리올림픽으로 갈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인도네시아가 4강전에서 승리한다면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에 진출하게 된다. 만약 패하더라도 기니와의 대륙별 플레이오프에서 승부를 볼 수 있다.

반면 대한민국은 큰 기대를 안고 도착한 도하에서 A 대표팀에 이어 다시 한 번 ‘도하 참사’를 겪으며 무너지고 말았다.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전술을 가지고 나왔고 더불어 황선홍 감독, 그리고 이영준의 퇴장이라는 변수도 아쉬웠다.

이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 대한민국의 올림픽 도전도 이제는 0에서부터 다시 시작하게 됐다. 다만 신태용 감독의 지략에 완벽하게 무너졌다는 건 많은 메시지를 남겼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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