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 KBO 최초 ‘월간 10홈런-10도루’ 달성

[ MK스포츠 야구 ] / 기사승인 : 2024-04-26 06:29:01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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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시즌 초반 거침없이 질주하는 내야수 김도영을 향해 ‘도루 자제령’을 내렸다. 데뷔 시즌부터 2년 동안 김도영의 발목을 붙잡은 부상을 염려한 까닭이었다.

“(김)도영이한테 웬만하면 도루도 될 수 있으면 줄이라고 주문했다. 144경기를 다 뛰어줘야 할 선수지 않나. 본인이 알아서 몸 상태를 잘 관리해야 한다. 치고 나서 무조건 100%로 안 뛰어도 된다. 중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70~80%만으로도 뛰어도 되는 거다. 오늘 한 경기만 중요한 게 아니라 시즌 전체를 봐야 한다.” 이범호 감독의 말이다.

이렇게 도루 자제를 요청받은 김도영은 아예 담장을 넘기는 홈런으로 자신의 다리를 보호(?)하고 있다. 김도영은 4월 2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5회 초 선두 타자로 나와 김선기의 초구 143km/h 속구를 통타해 비거리 130m짜리 대형 중원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김도영의 4월 월간 10번째 홈런이기도 했다.





이미 4월 월간 도루 11개를 기록했던 김도영은 KBO리그 최초 ‘월간 10홈런-10도루’ 진기록을 달성했다. 호타준족의 대명사 이종범도, 40홈런·40타점을 올린 2015년의 에릭 테임즈(당시 NC 다이노스)도 달성하지 못한 기록이다. 김도영 이전 이 기록에 다가선 선수는 2017년 8월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뛰던 손아섭(현 NC 다이노스)으로 당시 9홈런·10도루를 기록했다.

25일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김도영은 “9호 홈런을 친 뒤 기록을 더 의식하게 되더라. 빨리 기록을 세우고 싶어서 오늘 욕심을 부렸다. 사실 세 번째 타석에서도 욕심을 부렸는데 그때 실투가 와서 홈런이 나왔다”라며서 “처음에는 ‘그렇게 의미 있는 기록인가’라고 생각했는데 선배들이 ‘몇 년 동안 깨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해 주셔서 기록 달성을 의식했다. 운이 좋은 하루였다”라고 전했다.

김도영은 자신을 중장거리 타자라고 말하지만, 리그 홈런왕을 다투는 거포의 위치까지 올라섰다. 이범호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김도영의 타구 발사각도를 높이기 위한 고민을 함께 나눴다. 타고난 폭발적인 운동 능력을 살리기 위해 타구를 띄우기 위한 이범호 감독의 팁이 큰 힘을 보탰다.

이 감독은 “타구 스피드가 타고난 선수인데 발사각도가 낮다 보니까 라인드라이브나 땅볼이 많았다. 이론적으로 그런 타구 스피드에서 발사각도가 높아지면 홈런이 늘어날 수 있는 거니까 중장거리 타자라는 생각에서 탈피해 멀리 보고 올려서 치라고 계속 강조했다. 스윙할 때 턴 동작을 강조했다. 허리를 잘 돌려야 하는데 이전엔 오른발을 덜 돌렸다면 이제는 90도까지 돌리면서 완벽한 장타 스윙이 나오는 듯싶다. 그렇게 자꾸 턴 하는 훈련을 소화한 결과”라며 고갤 끄덕였다.

팀 선배인 최형우가 말한 ‘공 2개 정도 뒤에서 치는 데도 당겨서 담장을 넘길 줄 아는 타자’라는 평가에 대해서 이 감독은 “공을 최대한 자기 앞에다 불러놓고 당겨서 홈런을 치는 건 그만큼 스윙이 나오는 길이 짧다는 의미다. 본인이 지닌 스윙 스피드를 최대한 활용해 언제든지 홈런을 칠 수 있다는 걸 (최)형우가 얘기한 거다. 내가 봤을 때도 앞으로 더 정교하게 치면서 홈런 개수까지 늘어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이 보인다”라며 바라봤다.

이 감독의 극찬처럼 김도영은 입단 3년 차에 도달하자 자신을 향한 기대감을 완벽히 충족하는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김도영은 “정말 행복한 4월을 보내고 있다. 3월에는 마음고생을 했는데 지금은 매일 행복감을 느낀다. 매월 좋은 성적을 내고자 노력하겠다. KBO리그 첫 월간 ‘10홈런-10도루’ 기록을 내가 또 깨고 싶다”면서 “나는 관심을 즐기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김근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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