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호 호투’ 두산, 오재원 리스크 딛고 NC 격파

[ MK스포츠 야구 ] / 기사승인 : 2024-04-23 21:47:02 기사원문
  • -
  • +
  • 인쇄
두산이 오재원 약물 대리 처방 논란으로 어수선한 팀 분위기 속에서도 NC를 격파하며 연승에 성공했다

이승엽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는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BO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강인권 감독의 NC 다이노스를 4-3으로 눌렀다.

이로써 2연승을 달림과 동시에 주중 3연전 기선제압에 성공한 두산은 12승 15패를 기록했다. 반면 NC는 10패(15승)째를 떠안았다.









최근 오재원 약물 대리 처방 논란에 시달렸음에도 이뤄낸 승전고라 더 값진 결과다. 두산은 4일 8명의 소속 선수가 전 소속 선수였던 오재원에게 수면제 대리 처방을 했다고 한국야구위원회(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했다.

오재원은 마약 필로폰 투약혐의로 구속됐으며, 그 수사 과정에서 필로폰 뿐 아니라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된 수면제를 불법 과다 매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는 두산 후배들을 협박해 ‘스틸녹스정’(졸피뎀 성분의 수면유도제)을 대리 처방하는 ‘불법 행위’를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두산 구단은 오재원 문제가 불거진 3월 말 경 자체 조사를 진행해 관련 사실을 파악했고, 해당 선수들은 현재 경찰 수사에 성실하게 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경기 전 이승엽 감독은 “모든 것이 야구 선배들의 잘못이다. 후배들 입장에서 선배들이 잘못한 것이다. 후배들이 이런 일에 연루됐다는 것에 대해 야구 선배로서 면목이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2023년부터 두산 지휘봉을 잡아 2007~2022년까지 두산에서 활동한 오재원과 같은 더그아웃을 쓴 적이 없지만, 야구인이자 야구계의 선배로서 팬들에게 사과한 것.

그러면서 이 감독은 ”안타깝다. 야구계에서 이런 일이 벌어져서 안타깝다. 구단에게 들은 바로는 (8명이) 자진 신고했고, 규정과 원칙에 따라 조치를 취하겠다고 들었다. 경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세세한 부분까지는 듣지 못했다. 우리 선수들이 그런 문제에 연관돼 있다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빨리 (팀 분위기가) 제자리로 돌아왔으면 좋겠다”며 “(박흥식) 수석코치께서 (경기 전) 미팅을 했다. 벌어진 일은 벌어진 일이고, 우선 경기를 해야 한다. 나름대로 구단에서 수습을 하실 것이고, 팬 여러분들께서 또 경기장에 오시기 때문에 좋은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경기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수단도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 노력했다. 오후 3시경 이들은 박흥식 수석 코치의 주도 아래 미팅을 가지며 결의를 다졌다. 그리고 그 결과 두산은 승전고를 울리며 한 주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



두산은 투수 최준호와 더불어 정수빈(중견수)-허경민(3루수)-양의지(포수)-김재환(지명타자)-강승호(2루수)-양석환(1루수)-헨리 라모스(우익수)-박준영(유격수)-조수행(좌익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이에 맞서 NC는 박민우(2루수)-권희동(좌익수)-손아섭(지명타자)-맷 데이비슨(1루수)-박건우(우익수)-김성욱(중견수)-서호철(3루수)-김형준(포수)-김주원(유격수)으로 타선을 구축했다. 선발투수는 신민혁.

기선제압은 NC의 몫이었다. 2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박건우가 최준호의 148km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좌중월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3.6m의 솔로 아치를 그렸다. 박건우의 시즌 3호포. 공교롭게도 박건우가 잠실야구장에서 홈런을 친 것은 두산 소속이던 지난 2021년 9월 21일 이후 945일 만이었는데, 당시 홈런을 맞은 투수는 이날 NC의 선발로 나선 신민혁이었다.



일격을 당하며 갈 길이 바빠진 두산이었지만, 2회말 찾아온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선두타자 김재환이 볼넷을 골라 나갔다. 이어 강승호는 중견수 플라이로 돌아섰지만, 상대 투수의 폭투로 1사 2루가 연결됐다. 다만 양석환과 라모스가 각각 좌익수 플라이, 유격수 플라이에 그치며 득점과 인연을 맺지는 못했다.

두산의 빈공은 계속됐다. 4회말 허경민, 양의지의 연속 안타와 양석환의 내야 안타로 2사 만루가 이어졌지만, 라모스가 유격수 플라이로 돌아섰다.







다행히 두산은 5회말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박준영의 좌월 2루타와 정수빈의 우전 안타로 만들어진 1사 1, 3루에서 허경민이 우익수 방면 희생플라이를 쏘아올렸다.

기세가 오른 두산은 6회말 경기를 뒤집었다. 1사 후 강승호가 중전 안타를 친 뒤 2루를 훔쳤다. 이때 상대 포수 김형준의 송구 실책이 나왔고, 강승호는 3루에 안착했다. 그러자 양석환이 1타점 중전 적시타를 치며 강승호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계속된 1사 1루에서는 라모스가 신민혁의 124km 체인지업을 통타해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6m의 투런포를 작렬시켰다. 라모스의 시즌 마수걸이 홈런. 스코어는 4-1이 됐다.



다급해진 NC는 7회초 절호의 기회와 마주했다. 박건우의 볼넷과 김성욱의 우전 안타로 무사 1, 2루가 연결된 것. 하지만 후속타자 서호철이 유격수 병살타에 그치며 한 점을 만회하는데 그쳤다.

8회초에도 웃지 못한 NC다. 김주원, 박민우의 연속 안타로 무사 1, 2루가 만들어졌지만, 박민우가 견제사를 당하며 순식간에 분위기가 식었다. 이어 권희동의 유격수 땅볼에는 홈으로 파고들던 김주원마저 아웃당했다. 손아섭의 우익선상 2루타와 데이비슨의 볼넷으로 완성된 2사 만루에서는 박건우가 우익수 플라이로 침묵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NC는 이후 9회초 김성욱, 서호철의 연속 안타와 대타 박세혁의 사구로 무사 만루를 연결한 뒤 김주원의 중견수 방면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만회했지만, 거기까지였다. 박민우의 자동 고의 4구로 계속된 1사 만루에서 권희동의 1루수 땅볼에 3루주자 서호철이 홈에서 포스아웃됐고, 손아섭도 삼진으로 침묵했다. 그렇게 두산은 힘겹게 승리와 마주하게 됐다.

이날 선발 데뷔전을 가진 두산 최준호는 아쉽게 승리 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5이닝을 2피안타 1피홈런 1사사구 6탈삼진 1실점으로 막아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케 했다. 총 투구 수는 67구였으며,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51km까지 측정됐다. 이어 이병헌(0.2이닝 무실점)-박정수(승, 0.1이닝 무실점)-김명신(1이닝 1실점)-최지강(홀, 1이닝 무실점)-정철원(0이닝 1실점)-홍건희(세, 1이닝 무실점)가 마운드를 지킨 가운데 양석환(4타수 3안타 1타점), 라모스(4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 허경민(3타수 1안타 1타점)은 맹타로 공격을 이끌었다.

NC는 8안타를 치고도 3득점에 그친 타선의 부진이 뼈아팠다. 선발투수 신민혁(6이닝 9피안타 1피홈런 1사사구 3탈삼진 4실점)은 분전했지만, 시즌 2패(2승)째를 떠안았다.





잠실(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글자크기
  • +
  • -
  • 인쇄

포토 뉴스야

랭킹 뉴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