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대표, 아일릿은 언급하지 말았어야 했다 [MK★초점]

[ MK스포츠 연예 ] / 기사승인 : 2024-04-23 17:32:02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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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뉴진스 아류’라는 발언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경연권 탈취 의혹’에 대한 제대로 된 해명도 없이 그룹 뉴진스와 아일릿의 유사성을 언급하면서 논점 흐리기에 나선 민희진 어도어 대표.

타인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도 존중도 없는 어리석은 어른의 비겁함에 결국 가장 큰 피해를 당하고 있는 이들은 다른 누구도 아닌 ‘10대 소녀’들로 구성된 아일릿과, 그가 그토록 지키고자 했던 뉴진스이다.



지난 22일 가요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이날 오전 민희진 대표와 어도어 경영진 A씨 등에 대한 감사에 들어갔다. 감사팀 소속 인력은 어도어 경영진 업무 구역을 찾아 회사 전산 자산을 회수했고, 대면 진술 확보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하이브 측은 민희진 대표 사임 요구 서한 또한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면 아래에서만 전해졌던 하이브와 산하 레이블 어도어 민희진 대표 사이 불화가 드러나자 여론은 이내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와 관련해 여러 가지 의견이 등장하면서 ‘갑론을박’이 일었던 가운데, 의외로 상황을 한쪽으로 편향되게 만든 건 민희진 대표 그 자신이었다.

“소속 아티스트인 뉴진스를 보호하기 위해, 그리고 우리나라 음악 산업과 문화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 사태’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다”며 해당 사태에 대해 입을 연 민희진 대표는 “하이브의 레이블 중 하나인 빌리프랩은 올해 3월 여성 5인조 아이돌 그룹 아일릿을 데뷔시켰다. 아일릿의 티저 사진이 발표된 후 ‘뉴진스인 줄 알았다’는 반응이 폭발적으로 온라인을 뒤덮었다. 아일릿은 헤어, 메이크업, 의상, 안무, 사진, 영상, 행사출연 등 연예활동의 모든 영역에서 뉴진스를 카피하고 있다. 아일릿은 ‘민희진 풍’, ‘민희진 류’, ‘뉴진스의 아류’ 등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아일릿을 언급하면서 자신에게 쏟아지는 비난의 화살을 피하고자 했던 민희진 대표였지만, 이는 오히려 독으로 작용했다. 민희진 대표가 주장과는 달리 아일릿과 뉴진스는 그룹이 추구하는 콘셉트와 방향성이 다를 뿐 아니라, 설사 두 그룹 사이에 유사성이 존재하더라고 하더라도, ‘아류’라는 폄하의 발언은 레이블을 이끄는 대표의 입에서 나오면 안 되는 발언이었던 것이다.

“어도어는 뉴진스와 아일릿이 어떤 식으로든 연관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하이브 산하 레이블에서 데뷔했다는 이유만으로 누가 누구의 동생 그룹이니 하는 식의 홍보도 결코 용인할 생각이 없다”는 주장도 비웃음을 사고 있다. 아일릿이 ‘하이브가 막내딸’이라고 주목받기는 했어도, 정작 이들은 ‘뉴진스 동생’으로 홍보된 적은 전무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아이러니하게도 ‘누구의 동생’이라는 식의 홍보는 뉴진스가 데뷔초 사용했던 방식이라는 점이다. 뉴진스의 성공에 민희진 대표의 공이 있는 것은 분명하나, 이들이 데뷔하기까지 사용된 자본은 물론이고, ‘BTS의 동생’이라는 수식어까지, 모든 것이 하이브의 도움을 받지 않은 부분이 없다. 뉴진스는 ‘BTS의 동생’이면서, ‘뉴진스의 동생’을 거부하는 민희진 대표의 내로남불은 대중의 웃음거리고 전락했다.

‘뉴진스 카피’와 관련된 민희진 대표의 흑역사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최근 하이브 내부 면담 자리에서 아일릿은 물론이고, 투어스와 라이즈 그리고 심지어 방탄소년단까지 모두 자신을 베껴서 만들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지나친 ‘자의식과잉’과 ‘자기객관화’가 지나치게 결여됐다는 비난에 직면한 것이다.



여기에 민희진 대표와 비교되는 박지원 하이브 CEO의 발언은 그의 경솔함을 더욱 극대화해 보여주고 있다. “회사 내외를 통해 확인된 내용들이 더 규명될 경우 회사는 책임 있는 주체들에게 명확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이번 사태의 문제점에 대해 정확하게 짚어낸 박지원 CEO는 아일릿과 뉴진스 두 그룹 모두 감싸며 “하이브는 늘 그래왔던 것처럼 아티스트와 구성원을 지키는데 최우선의 가치를 두고 있다. 아티스트가 이번 일로 흔들리지 않도록 관계된 분들은 모두 각별히 애써주길 부탁드린다. 여러분들이 안정감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제도적, 인사 관련 방안을 고민한 뒤 다시 말씀드리겠다”며 보다 성숙한 자세를 보여주었다. 민희진 대표는 자신이 살기 위해 죄 없는 소녀들의 머리채를 잡았지만, 박지원 CEO는 해당 사건이 다른 방향으로 번지지 않도록 분명하게 선을 그으며 보다 성숙한 자세를 드러냈다.

이번 사태를 통해 바닥을 보여주고 있는 민희진 대표의 ‘경영권 탈취’ 시도는 속속들이 밝혀지는 추세다. 어도어의 경영진이 싱가포르투자청 등 글로벌 국부펀드에 회사 매각을 검토했던 것으로 나타났으며, 본사에서 ‘빠져나간다’는 의향과 해외 펀드에 주식을 매각하는 방안 등이 적힌 문건을 찾아내면서 민희진 대표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형국이다.

‘뉴진스 엄마’ 민희진 대표는 과연 어떤 결말을 맞게 될까. 현재진행형인 만큼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다른 그룹을 비난하고 짓밟은 결과는 부매랑처럼 다시 돌아온다는 점이다. 아니 벌써 지금 맞고 있는지도.

[금빛나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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