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와 어도어 간 긴장 고조... ‘경영권 탈취 의혹’과 뉴진스의 미래

[ MK스포츠 연예 ] / 기사승인 : 2024-04-23 08:20:01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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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가요 기획사 하이브는 ‘멀티 레이블 체제’를 통해 각 레이블의 독립성과 창의적 자율성을 강조해왔으나, 최근 이와 관련하여 내부적인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이 갈등의 중심에는 하이브의 주요 산하 레이블 중 하나인 어도어와 그 대표 민희진이 있다. 민희진 대표는 K팝 시장에서 가장 잘나가는 걸그룹 뉴진스를 발굴하고 제작하여 큰 주목을 받았으나, 최근 하이브 본사와의 경영권을 둘러싼 의혹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하이브 본사에서는 지난 22일 오전, 민희진 대표와 다른 경영진 A씨를 포함한 어도어의 경영진을 대상으로 감사를 전격적으로 시작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번 감사의 명분은 ‘경영권 탈취 시도’로, 하이브는 민 대표와 A씨가 외부 투자자 유치를 위해 비밀 유지 계약서 등을 유출하고 어도어 주식을 판매하려 한 의혹을 조사 중이다. 현재 어도어의 지분은 하이브가 80%를, 민 대표와 그의 팀이 20%를 보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 대표는 하이브 산하 다른 레이블 빌리프랩 소속의 신인 그룹 아일릿이 뉴진스의 콘셉트를 모방했다고 주장하며 반격했다. 아일릿은 데뷔 때부터 뉴진스와 비슷한 구성과 뮤직비디오 장면 등으로 비판을 받아왔으며, 이는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이 직접 프로듀싱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더욱 논란이 되었다.

민 대표는 SM엔터테인먼트에서 소녀시대, 샤이니, 엑소 등을 제작하며 독창적인 콘셉트와 브랜드로 명성을 쌓은 바 있으며, 하이브 이적 후에도 용산 신사옥의 공간 브랜딩과 디자인을 담당하는 등 큰 역할을 해왔다. 그는 뉴진스의 성공을 자신과 어도어의 역량으로 인한 것으로 보고, 하이브의 자본력에 의존하지 않으려는 자세를 보여왔다.

특히 민 대표는 “대중성을 지향하는 큰 시장에서는 히트 공식을 쉽게 재현해 모방이 이루어지고, 정형화된 스타일이 유행한다”며 “저는 그것을 깨고 싶었다”고 언급, 창의적이고 독립적인 작업 방식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그의 이러한 철학은 하이브와의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로 보인다.



현재 가요계에서는 이번 갈등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만약 민희진 대표의 주장대로 하이브 내부에서의 아이디어 모방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이는 대형 기획사 내의 창작 독립성과 레이블 간의 상호 존중 문제를 새롭게 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반면, 하이브가 제기한 경영권 탈취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민 대표와 그의 팀에 대한 법적 조치가 이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법적 및 창작적 갈등은 K팝 산업에서 다소 드문 일로, 특히 ‘멀티 레이블 체제’를 통해 각 레이블의 독립성을 강조해온 하이브의 정책과 상충되는 측면이 있다. 이는 다른 산하 레이블들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며, 향후 하이브의 내부 정책과 관리 방식에 변화를 요구할 수 있는 사건이 될 수 있다.



또한, 이번 갈등은 뉴진스의 컴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뉴진스는 다음 달 24일 새 싱글을 발표할 예정이며, 이달 27일에는 새 싱글 ‘버블 검’(Bubble Gum)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할 계획이다.

민 대표가 뉴진스의 프로듀싱과 활동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내부 갈등이 그들의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가요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어떻게 해결될지, 그리고 그 결과가 뉴진스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하이브는 현재 어도어 측의 전산 자산을 확보한 상태이며, 민 대표 측에는 사임을 요구하고 있다. 민 대표는 사임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고, 문화적 성과를 지키고 더 이상의 카피 행위로 인한 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모든 가능한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산 자료 분석을 통한 물증 확보 여부가 향후 조사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 사태는 K팝 산업 내부의 독립성, 창의성, 그리고 기업 간 협력과 경쟁의 균형에 대한 중요한 논의를 촉발할 것으로 보인다. 가요계와 법조계 모두 이 사건의 발전을 예의주시하며,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결과와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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