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이요? 2026년에는 늙어서 불러줄까요?” 레프스나이더의 아쉬움 [현장인터뷰]

[ MK스포츠 야구 ] / 기사승인 : 2024-04-21 06:00:02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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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레드삭스의 외야수 롭 레프스나이더(33)는 독특한 배경을 갖고 있다. 어린 시절 한국에 태어났지만, 생후 5개월 만에 미국으로 입양돼 성장했다.

미국 사람으로 성장했지만, 엄연히 한국인의 피를 갖고 있는 선수다. 그의 프로필에도 출생지는 대한민국 서울로 나온다.

그런 그도 대한민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기회가 있었다. 지난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는 50인 예비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20일(한국시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원정경기를 마치고 만난 그도 “그들(KBO)이 팀의 일원이 되지 않겠냐고 물어왔다”며 대표팀과 접촉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WBC에 출전하지 않았다. 어떻게 된 일일까? 그는 가족을 그 이유로 꼽았다.

“내게는 아직 어린 자녀들이 있었고 이들과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아직 아이들이 어리고, 아내를 도와주고 싶었다.”



그는 “아마도 다음 기회에”라고 말했지만, 그의 말에는 확신이 느껴지지 않았다.

이유가 있다. 현실적으로 그가 대한민국 대표팀의 유니폼을 입을 수 있는 기회는 2026년 WBC가 유일하다. 그때 그의 나이는 만으로 서른 다섯이 된다. 야구선수로서 적지않은 나이다.

그도 이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때가 되면 나도 늙었을 것이기에 그때는 대표팀이 나를 원치 않을 수도 있다”며 다음 WBC에서 대표팀의 부름을 받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어느덧 그도 스스로 ‘늙었다’는 말이 입에서 나올 정도로 베테랑이 됐다. 2012년 컬리지 월드시리즈에서 애리조나 대학교의 우승을 이끌었고 2012년 드래프트 5라운드에 뉴욕 양키스에 지명됐던 그는 어느덧 메이저리그에서 9시즌을 뛴 베테랑이 됐다.



2024시즌은 엄지발가락 골절로 시즌 출발이 늦어졌다. 늦은 출발이지만, 시작은 좋다. 지난 20일 피츠버그와 홈경기에서 처음으로 선발 출전했다.

이 경기에서 홈런 포함 2안타 기록하며 팀의 승리에 기여한 그는 “다쳐서 동료들과 함께하지 못하는 것은 힘든 일이었다. 그렇기에 돌아와서 기쁘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음 대표팀 합류를 자신하지 못할 정도로 야구선수로서 적지 않은 나이가 됐지만, 아직 현역 연장 의지가 분명하다.

그는 “나이들었지만, 충분히 뛸 수 있을만큼 느낌이 괜찮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렇게 그는 새로운 시즌의 문을 열었다.

[피츠버그(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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