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우 "고의 아냐"..최정 사구 부상에 사과

[ MK스포츠 야구 ] / 기사승인 : 2024-04-18 14:54:02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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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 선수에게 다시 사과드리고, (사구는) 절대 고의가 아니었다.”

KIA 타이거즈의 외국인 투수 윌 크로우가 전날 자신의 사구로 미세골절 부상을 당한 최정(SSG)에게 다시 한 번 사과를 전했다.

크로우는 17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 최정의 타석에서 사구를 기록한 것에 대해 SNS 스토리를 통해 ‘고의가 아니었다’고 밝히며 팬들에게 사과를 전했다. 동시에 크로우는 일부 몰지각한 팬들이 자신의 가족에게까지 지나친 욕설과 인신 공격 등을 가하고 있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자제를 부탁했다.



상황은 17일 경기 도중 1회 말 2사 후 최정의 타석에서 벌어졌다. 이날 선발 등판한 크로우가 던진 2구째 150km 투심패스트볼이 최정의 좌측 옆구리를 맞고 말았다. 사구 직후 최정은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고, 한동안 일어나지 못하다가 1루로 걸어 나갔지만 곧바로 대주자 박지환과 교체됐다. 사구 직후 크로우도 최정이 쓰러지자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후에는 최정에게 모자를 벗고 고개를 숙이며 아찔한 사고에 대한 사과와 유감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이동해 긴급 검진 결과를 받은 결과 최정의 부상은 갈비뼈 미세골절 소견이 나왔다. 약 1개월의 재활 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경기 도중 SSG 관계자는 “최정 선수는 진료 결과 좌측 갈비뼈 미세골절 소견을 받았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내일 추가 진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보통 갈비뼈 미세골절은 최소 1개월여 이상의 재활 기간이 필요하다.

최정이 17일 경기 하루 전날인 16일 개인 통산 467홈런으로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갖고 있는 KBO리그 개인 통산 최다 홈런 기록과 타이를 이루며 신기록 달성을 앞두고 있었다는 점에서 부상 이탈에 대한 SSG 팬들의 아쉬움이 컸다.



일각에서는 최정이 16일 문학 KIA전에 9회 말 2아웃 이후 상대 마무리 투수 정해영을 상대로 극적인 동점 솔로 아치를 그리며 이후 끝내기 홈런 승리의 역전 발판을 놨다는 점에서 크로우가 대기록의 제물이 되는 것을 피하려는 의도와 동시에 보복성 성격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

이런 주장을 넘어 일부 몰지각한 팬들은 크로우의 SNS 등에서 원색적인 욕설과 함께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에 크로우가 재차 사과를 전하며 지나친 행동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한 것이다.

크로우는 18일 자신의 SNS에 한글로 “오늘 일어났던 일에 대해 사과드리고자 글을 올리게 됐다. 우선 공을 맞은 최정 선수에게 사과드리고 절대 고의가 아니었음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해당 일에 대해 팬 여러분이 많이 놀라셨던 점에 대해서도 사과드린다”는 게시글을 올렸다.

이어 크로우는 “다만 제 가족을 언급하며 다소 지나친 욕설이나 폭언은 자제해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부탁하면서 “항상 열렬한 응원과 전폭적인 지지를 해주시는 KBO 팬 여러분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오늘 있었던 사구 관련해 사과 말씀드린다”며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17일 경기 종료 후에도 크로우는 연합뉴스 등 한국 취재진을 만나 최정의 사구 부상과 기록 도전 중단에 대해 사과를 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크로우는 “중요한 기록에 도전하고 있었는데 뜻하지 않은 상황이 발생했다. 정말 미안하다고 전하고 싶다”면서 “최정의 몸에 공을 던지려는 의도는 절대 없었다. 최정의 홈런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팬들께도 죄송하다”라며 거듭 사과를 전했다.



실제 해당 경기에서 KBO리그 개인 통산 홈런 신기록에 도전하는 최정의 기록을 지켜보는 동시에, 신기록 홈런공을 잡으려는 팬들로 3루 외야석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SSG도 만약 팬이 최정 측에 신기록 홈런공을 돌려주는 대가로 약 2000만원 상당의 물품을 준비하면서 대기록 조명을 위해 애를 쓰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 경기 종료 후 이범호 KIA 감독 또한 “경기 직후 최정 선수 부상소식을 들었는데 너무 안타깝고 미안하게 생각한다. 모쪼록 빠른 쾌유를 바란다”라며 적장으로서 사과 메시지를 전달했다. 동시에 SSG 더그아웃을 찾아 유감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팬들의 입장에선 최정의 대기록 경신 도전을 최소한 한달 정도는 더 기다려야 하기에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동시에 크로우가 벌써 세 차례나 사과를 전한 만큼 계속해서 고의성을 의심하거나 개인의 가족등을 언급하며 욕설과 비난 등을 하는 것도 상식적이지 않은 일이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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