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추-윤 갈등' 국면에서 윤석열 대통령(당시 검찰총장)의 징계를 주도했던 한동수(56·사법연수원 24기) 대검찰청 감찰부장이 최근 사의를 표한 것으로 지난 5일 알려졌다.

 2020년 11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당시 총장을 직무에서 배제하고 징계를 청구하자 대검에서 관련 절차를 주도했고, 그해 12월에는 윤 전 총장 징계위원회에 직접 증인으로 출석했다.

 한 부장은 지난 2019년 10월 대검 감찰부장에 임명됐으며, 지난해 10월 연임돼 임기는 오는 2023년 10월까지다. 검찰청 법 28조의 2는 감찰부장 임기를 2년으로 하되 연임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그는 16년간 판사 생활을 했으며 법원 내 진보 성향 모임으로 분류되는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퇴임하기 직전 한 부장을 대검 감찰부장으로 임명 제청했다.

 한 부장이 윤 대통령과 본격적으로 대립각을 세우기 시작한 것은 2020년 4월 2일부터였다.

 한 부장은 당시 검찰 총장이던 윤 대통령에게 '채널A 사건' 감찰에 착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 윤 대통령은 대검 인권 부가 진상을 파악하는 게 먼저라고 했다. 진위를 따져보기 위해선 의혹 당사자들 간 대화 녹취록을 조사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 윤 대통령의 입장이었다.

 그러자 한 부장은 같은 해 4월 7일 병가 중이던 윤 대통령에게 '감찰을 개시하겠다'라는 문자 메시지만 보낸 뒤 자체 감찰에 나서려 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다음날 감찰 중단을 지시하고 사건을 대검 인권부에 배당하도록 했다.

 윤 대통령과 한 부장은 '한명숙 모해위증교사 의혹' 사건으로도 갈등을 빚었다.

 한 부장은 2020년 4월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에서 검사들이 증인에게 위증을 시켰다는 취지의 진정서를 법무부로부터 넘겨받았다. 윤 대통령이 대검 인권부로 사건을 이관하라고 지시했지만 한 부장은 자체 감찰을 하고 있다며 맞섰다.

 이러한 한 부장의 태도를 두고 당시 검찰 내부에선 검찰 총장의 사건 배당에 관한 지시를 거부해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한 부장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검사장 시절 독직폭행 혐의를 받는 정진웅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의 징계 수위를 두고도 윤 대통령에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연구위원은 채널A 사건 수사를 위해 당시 좌천 인사로 법무연수원에 근무하던 한 장관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그를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정 연구위원은 광주지검 차장검사였는데, 윤 대통령은 피고인 신분으로 일선 수사에 참여하는 게 어려운 점을 고려해 법무부에 직무 집행정지를 요청했다. 이에 한 부장은 자신이 이의를 제기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 부장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윤 대통령을 상대로 징계를 청구하자 곧바로 '판사 문건 의혹'과 관련해 강제수사를 벌이기도 했다. 당시 압수수색 과정에서 인권침해가 있었다는 논란이 불거져 대검 인권 정책관실이 진상조사에 나섰다.

 한 부장은 윤 대통령의 징계 심의위원회에 증인으로도 출석했으며, '한명숙 사건'과 관련해 고위공직자 범죄 수사처(공수처)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한 부장은 지난 5월 한 장관의 국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채널A 사건과 관련해 윤 대통령을 다시 공격하기도 했다.

 한 부장은 "(윤 대통령이) 책상에 다리 얹고 스마트폰을 하면서 제 (감찰 개시) 보고서를 좌측 구석에 놓고 가라고 했다. 음성파일 동일성 여부가 쟁점이라 임의제출을 받고 안 되면 압수수색하겠다고 하니 '쇼하지 말라'라고 했다."라고 언급했다.

 한편 검사장급인 대검 감찰부장은 전국 고검 5곳에 설치된 감찰 지부를 총괄하며 검사의 직무를 감찰한다. 2008년부터 외부 공모를 통해 임용하고 있으며, 자격은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판·검사 또는 변호사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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