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로 있던 A사, CJ파워캐스트 돈 사용
2억6천만원으로 벤츠·포르쉐 산 혐의도
개인 수행비서에 월급 주고, 집도 구해줘
재판부 "26억여원 횡령·배임"…집행유예

회삿돈을 유용한 혐의를 받는 이재환 CJ파워캐스트 대표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 2018년 8월1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8.08.17.
회삿돈을 유용한 혐의를 받는 이재환 CJ파워캐스트 대표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 2018년 8월1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8.08.17.

 회삿돈 수십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동생 이재환 전 CJ파워캐스트 대표에게 1심 재판부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이 회장은 회삿돈으로 요트나 고급 외제차량을 구매하고, 개인 수행비서의 월급까지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16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5-3부(부장판사 박사랑·권성수·박정제)는 지난 8일 업무상횡령, 업무상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의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는 A사 자금으로 개인적인 용도의 요트와 포르쉐·벤츠 캠핑카 등 고급 외제차 구매에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요트값으로 지불한 돈은 14억원, 포르쉐와 벤츠에는 2억6000여만원 가량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이 전 대표는 가족들이 식사 또는 차를 마시거나 사찰·역술인을 방문할 때 동행해 줄 수행비서를 고용할 때도 회삿돈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고용한 수행비서 8명의 급여는 1억9000여만원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전 대표는 수행비서가 본인 집 가까이에 거주해야 한다면서, 회삿돈으로 서울 강남구에 임대차 보증금 8억5000만원짜리 집을 구해주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고 CJ파워캐스트에 A사가 흡수 합병되고 해당 회사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에는 CJ파워캐스트 자금으로 개인 수행비서에게 보증금 2000만원의 월세 110만원짜리 방을 구해주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CJ파워캐스트 자금으로 개인 수행비서 10명에게 20회에 걸쳐 급여 4억4400여만원을 지급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전 대표는 2010년 1월1일부터 2011년 10월17일까지 CJ제일제당 인사팀장으로 근무하면서 이 회사 근무자가 아닌 인물을 직원으로 등재해 2억3500여만원의 급여를 지급한 혐의도 있다. 이 전 대표가 A사와 CJ파워캐스트, CJ제일제당 등 3개 회사의 자금을 사적으로 활용한 셈이다.

재판부는 "횡령·배임 범행으로 인한 이득액이 합계 26억7000여만원에 이른다"며 "대표이사로서 회사의 자금관리 및 회계처리가 엄격하고 투명하게 이뤄지도록 감독할 의무가 있음에도 수년에 걸쳐 회사 자금을 사적으로 사용한 점 등에 비춰 보면 피고인의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이 전 대표가 개인 자금으로 CJ파워캐스트에 손실 변제 명목의 보증금 14억원을 지급해 손해를 변제한 점과 CJ제일제당 손해를 모두 변제한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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