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이자부담 늘어 부동산 미분양 속출 , 현금 보유는 늘려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대출 이자 부담이 늘면서 집장만 , 자동차 구매가 줄어들고 있다. 5일 서울 자치구 우리은행에서 한 시민이 예금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원금희 기자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대출 이자 부담이 늘면서 집장만 , 자동차 구매가 줄어들고 있다. 5일 서울 자치구 우리은행에서 한 시민이 예금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원금희 기자

직장인 이민석(가명·45) 씨는 최근 신차 계약을 취소했다. 차량 주행거리가 20만km가 넘으면서 잔고장이 생겨 올해 중형 차량으로 바꿀 계획이었다. 그러나 최근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이자 부담에 신차 구매를 내년으로 미뤘다. 

이 씨는 “올 초까지 3%대를 유지하던 신차 할부 금리가 현재 연 7%대가 넘어섰다”며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 부득이하게 계약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올해 초 이 씨는 4,000만원 대 중형 SUV차량을 구매할 계획이었다. 그는 차량 가격 중 20%를 선납하고 나머지 80%를 3%대 금리 36개월 할부로 구매 계획을 세웠다. 이 경우 3년 동안 매달 116만원 가량을 지급하면 3년간 이자가 총 187만원 정도였다. 

그러나 7%대 금리가 적용되면 월 납입금액은 123만원, 3년간 지급하는 이자 총액은 446만원으로 크게 오른다. 8%대 금리가 적용되면 이자 총액은 500만원을 넘어서게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신차 계약 취소가 늘어나고 있다. 자동차 영업점 직원 이 모씨는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신차 계약 취소 건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렌터카 회사가 주문한 법인 물량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자동차업계와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신차 구입 시 최대 1억원까지 카드사 대출 자동차 할부 금리는 연초 2%대에서 현재 7%대 이상 올라간 상태다. 

현재 재건축이 한창인 둔촌주공아파트. 사진=김주현 기자
현재 재건축이 한창인 둔촌주공아파트. 사진=김주현 기자

둔촌주공 전용 84㎡...중도금 대출 막혀, 청약 포기

서울 강북에 사는 이선미(주부·38) 씨는 둔촌주공아파트 청약에 큰 기대를 걸었다가 최근 마음을 접었다. 전용면적 84㎡(33평형)의 분양가가 예상보다 높아지면서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 ‘올림픽파크포레온’은 강동구청 심의 결과 최종적으로 3.3㎡당 3,829만원에 결정됐다. 유동성 위기에 원자재 값이 상승하면서 일반분양가가 지난해보다 300만원 가량 올랐다.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에 따라 12억원 이하까지 중도금 대출이 가능해졌지만, 전용 84제곱미터의 분양가는 12억5천만원~13억5천만원으로 책정되면서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해졌다. 

이 씨는 “12억 원까지 중도금 대출이 가능해 재건축에 큰 기대를 걸었는데 분양가가 오르면서 대출이 불가능하게 됐다”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전용 59㎡로 옮기는 방안을 생각해 봤지만 아이가 둘이라 그마저도 녹록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씨는 “혹시 모를 미분양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장롱 속 ‘현금·금붙이’ 모두 은행예금으로

구로구 한 재래시장 상인 김 모씨는 최근 자택 장롱 속에 넣어둔 현금을 주거래 은행에 모두 입금했다. 지인 한 명이 연 10% 정기적금 상품을 가입했다는 예기를 접하고 소유하고 있는 금부치도 현금으로 바꿔 통장에 입금했으며, 정기적금도 하나 더 가입했다. 

김 씨는 “금융기관도 부실해지면 문을 닫는 경우가 발생해 어느 정도의 현금을 보관했지만  예금금리가 7%대로 인상되면서 보관한 현금마저 은행에 입금했다”고 말했다. 

최근 은행의 예금금리가 이처럼 크게 오르면서 11월 한 달 동안 5대(KB·신한·하나·우리·NH농협) 은행 정기예금 잔액이 19조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예금금리가 상승하면서 지난달 말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827조2천986억원으로 집계됐다. 10월 말(808조2276억원)보다 19조710억원(2.4%) 늘어났다.

시중은행뿐만 아니라 인터넷 은행까지 지난달 수신 잔액 증가세를 이어갔다. 11월 말 카카오뱅크의 수신 잔액은 전월 말보다 2443억원 늘어난 33조2244억원으로 집계됐다. 케이뱅크의 수신 잔액은 1500억원 증가한 14조4500억원을 기록했다.

[시사경제신문=원금희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