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어떤 전문가가 한반도 평화 위해 나서겠나”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구속에 대해 최고의 국가 자산을 꺾는 일이라며 강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나섰다. 사진 =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구속에 대해 최고의 국가 자산을 꺾는 일이라며 강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나섰다. 사진 = 연합뉴스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검찰에 구속되자,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해 미국에 체류 중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까지 우려의 뜻을 밝히고 나섰다. 

앞서 입장문을 통해 “서해 사건은 내가 최종 승인한 것”이라고 밝혔던 문재인 전 대통령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서훈 실장은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의 모든 대북협상에 참여한 최고의 북한전문가, 전략가, 협상가”라며 서 전 실장의 구속을 안타까워했다. 

문 전 대통령은 서 전 실장에 대해 “한미간에도 최상의 정보협력관계를 구축하여, 미국과 긴밀한 공조로 문재인 정부 초기의 북핵 미사일 위기를 넘고 평화올림픽과 북미정상회담까지 이끌어내면서 평화의 대반전을 만들어냈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남북간에도 한미간에도 최고의 협상전략은 신뢰”라며 “신뢰는 하루아침에 구축되지 않는다. 긴 세월 일관된 노력이 필요하다. 신뢰가 한번 무너지면 더욱 힘이 든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훈처럼 오랜 경륜과 경험을 갖춘 신뢰의 자산은 다시 찾기 어렵다”며 “그런 자산을 꺾어버리다니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미국에 체류 중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 “서훈 전 국정원장 구속은 옳지 않다”며 “문재인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뒤집고 지우는 현 정부의 난폭한 처사를 깊게 우려한다”고 적었다. 

이 전 대표는 “‘서해 실종 공무원 월북’ 판단은 당시 안보 관계 부처의 보고와 특수정보가 종합된 결과였다”며 “국민의힘도 당시 야당으로서 정부의 그런 판단에 동의했다. 그때의 기록은 정부와 국회에 그대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그런데도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전임 정부 각 부처가 판단하고 대통령이 승인한 안보적 결정을 아무 근거도 없이 번복하고 공직자를 구속했다”며 “그렇게 하면, 대한민국의 대외신뢰는 추락하고 공직사회는 신념으로 일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또, 문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서 전 실장에 대해 “오랜 대북 경험과 풍부한 지혜로 해외에서도 신뢰받는 대한민국의 귀중한 정보 및 전략 자산”이라며 “어떤 정부에서도 한반도 평화를 위해 도움 될 인물”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이 전 대표는 “현 정부는 그런 사람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 국가의 대내외 역량을 훼손하는 오판”이라며 “미중 신냉전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우리에게도 복합위기가 엄습하고 있다. 정부와 정치가 복합위기의 현실에 어서 눈을 뜨기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김의겸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서 전 실장은 국정원에서 30년간 대북 업무를 담당한 최고의 안보 전문가”라면서 “또 한반도 평화에 기여한 탁월한 협상가로, 국가가 보호해야 할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그런데 검찰의 보복 수사로 구속되고 말았다. 이제부터 어떤 전문가가 한반도 평화를 위해 나서겠느냐”며 “모두 입을 닫고 몸을 사릴 것이다. 그저 윤석열 대통령의 ‘선제타격론’에 장단을 맞춰 전쟁광들만이 날뛸 게 뻔하다”고 강하게 우려했다. 

[시사경제신문=정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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