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홍선화 기자]
9일 방송되는 EBS '건축탐구 집'에서는 건축가 김호민 소장과 함께 둥글게 둥글게, 순환하는 집에서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며 살고 있는 이들을 찾아간다.
대구광역시, 푸른 숲이 병풍처럼 둘러싸인 전원 마을. 네모, 세모, 사다리꼴, 아치… 다양한 도형으로 이루어진 입체적인 집이 있다. 중정을 중심으로 한 ‘ㄷ’자 집이 웅크리고 잠든 개를 연상시킨다. 이 집은 바로 남편 김성수 씨와 아내 최민아 씨가 4살 된 딸과 함께 사는 집이다. 가족 구성원은 세 명이지만, 이 집에서 무려 80명의 손님이 머문 적이 있다.
그런데, 집 안에 계단이 두 개나 있다. 이 계단 덕분에 집안 어디로든 통하는 순환구조가 완성됐다. 딸에게 변치 않는 추억의 집을 선물해주고 싶다던 부부는 이 순환하는 집 안에서 언제든 서로 함께하며 행복한 추억을 쌓아나가고 있다.
경상북도 김천, 네모반듯한 집들 사이 특이한 둥근 집이 눈에 띈다. 마치 공작새의 꼬리를 펼친 듯한 부채꼴 모양의 집. 둥근 중정을 감싸듯 둥글어진 툇마루와 처마는 색다른 풍경을 선사해준다.
이 둥근 집은 바로 건축과를 전공하고 휴게소 건축을 감독하는 남편 정한욱 씨와 아내 손정숙 씨의 집이다. 어느 날 정한욱 씨는 ‘둥근 모양의 상업시설은 많은데, 왜 둥근 모양의 단독 주택은 없을까?’라는 의문을 품게 되었다고 한다. 이에 과감한 시도를 통해 직접 둥근 집 짓기에 나섰다.
하지만 자재를 둥글리는 시공이 만만치는 않았다. 둥근 지붕의 철판과 나무 데크, 중정의 바닥 타일까지. 공장에서는 설계도대로 둥근 모양을 작업할 수 없어 현장에서 인부들이 하나하나 직접 자재를 깎아가며 시공했다. 비용 또한 예산의 3~40% 이상 초과 됐다.
무엇보다 가족들은 둥근 집에서 더욱 가까워졌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둥근 집에서 아이들은 숨바꼭질하며 맘껏 뛰놀고, 부부는 아이들의 모습을 어디서든 지켜보며 함께할 수 있게 됐다. 가족을 ‘둥글게’ 연결해준 ‘둥근 집’을 탐구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