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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르포] 日 채식 시장은? '두부바·비건라멘' 도쿄 비건 식당가보니

[비건뉴스 김민영 기자]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와 더불어 환경보호를 위한 지속가능성이 중요시되면서 전 세계적인 채식 열풍이 일어나고 있다. 가까운 나라 일본에서도 채식주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식물성 시장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기자가 직접 방문한 일본 도쿄에서는 과거 코로나19 발생 이전보다 비건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채식 메뉴를 도입하는 비건 식당들이 늘어난 모습이었다.

 

 

 

먼저 일본 편의점에서는 식물성 단백질 식품인 두부바의 인기가 상당했다. 일본을 대표하는 편의점인 세븐일레븐, 로손, 패밀리마트에서 모두 두부바를 판매하고 있었다. 종류 역시 다시마 맛, 바질 소금맛, 콩비지(おから) 맛 등 일본 현지인의 입맛에 맞춰 다양했다.

 

이 가운데 세븐일레븐과 로손의 두부바는 풀무원의 일본법인 ‘아사히코’의 제품이다. 지난해 풀무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1월 출시한 두부바는 출시 약 1년 만에 누적 판매 1000만 개를 돌파했고 6개월 만에 다시 2000만개 누적 판매량을 기록했을 정도로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이들은 다이어트나 식물성 식단에 대한 관심이 높은 일본의 젊은 층뿐만 아니라 운동 후 근육을 키우거나 건강한 안주를 원하는 30~40대 남성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식물성 대체 유제품 역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마트에서는 두유와 아몬드유로 만든 요거트를 비롯해 두유와 아몬드유를 활용한 다양한 음료가 음료 한 쪽 코너를 차지하고 있었다. 일본 스타벅스에서는 두유, 아몬드유, 귀리 우유 등 세 가지의 식물성 옵션이 제공되고 있었다. 한국 스타벅스에서는 보지 못했던 아몬드유로 만든 라떼를 마셔봤더니 한국에서 먹었던 두유와 귀리 우유를 넣은 라떼와는 다른 묵직한 고소함이 있어 만족스러웠다.

 

 

일본의 대표 요리인 라멘 역시 비건으로 즐길 수 있다. 하라주쿠, 나카메구로 등 도쿄 전역에 점포를 가진 라멘 체인점 아후리(AFURI) 라멘에는 비건 라멘을 판매하고 있다. 기자는 평일 오후 아후리 라멘 신주쿠 지점을 찾았다. 한쪽에 마련된 자판기를 통해 주문하는 시스템으로 ‘채색 채소 비건 라멘(彩り野菜のヴィーガンらーめん)’은 차슈, 삶은 달걀이 올라간 일반 라멘 사진과 달리 갖가지 구운 채소가 올라가 있는 사진이 있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이내 나온 비건 라멘은 한눈에 봐도 ‘건강함’을 느낄 수 있었다. 야채로 채수를 따로 내고 다채로운 야채를 구워낸 비주얼이 군침을 돋게 했다. 국수 역시 달걀을 사용하지 않고 연근을 사용한 밀면을 사용했다. 국물은 채소로만 우려낸 것이 놀라울 정도로 깊은 맛을 냈다. 브로콜리, 당근, 양파, 토마토 등 다양한 제철 야채를 한 접시에 즐길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었다.

 

특히 아후리 라멘은 유자의 향긋함이 베어있는 국물이 일품인 유자시오라멘(柚子塩らーめん)이 관광객들에게 잘 알려져 있어 여행 시 논비건 일행에게 미안한 기분이 들지 않고 함께 방문할 수 있어 좋았다. 다만 비건 라멘은 아후리의 다른 라멘과 비교해 약 200~300엔 높게 책정돼 있어 가격이 높은 점이 아쉬웠다.

 

 

도쿄 현지의 레스토랑에도 다양한 변화가 불고 있었다. 일본의 인기 커피 전문점인 ‘코메다 커피’가 도쿄 긴자에 비건 인증을 받은 비건 레스토랑 ‘코메다 이즈(Komeda Is)’를 오픈한 것이다. 지난해 7월 오픈한 코메다 이즈는 일반 코메다 커피 전문점과 달리 34종의 음식, 8종의 디저트, 맥주를 비롯한 주류 등 식사와 디저트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으로 VegeProject Japan으로부터 비건 인증을 받았다.

 

기자는 평일 점심 코메다 이즈를 방문했다. 아늑한 분위기의 일반 코메다 커피 전문점과 달리 코메다 이즈는 비건 레스토랑이라는 이름에 맞게 간판은 초록색이었으며, 내부 인테리어도 우드와 초록색을 이용해 산뜻한 이미지를 더했다. 이른 점심시간이었지만 레스토랑 내부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기자가 안내를 받은 자리의 옆 좌석에도 외국인 관광객들이 비건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자리마다 주문 패드가 준비돼 있었으며 패드에서 메뉴를 클릭하면 어떤 재료가 사용되는지 등을 간단하게 적어둔 설명서가 함께 있었다. 기자는 코메다 이즈의 간판메뉴라고 소개된 미소 치즈(miso-チーズ)버거와 두부 튀김 3종 소스(豆腐フリット3種ソース) 그리고 일본의 대표적인 디저트인 딸기 후루츠 샌드(イチゴのフルーツサンド)를 주문했다.

 

 

 

미소 치즈 버거에는 100% 식물성 대체육 패티가 들어있었다. 패티 맛만 따로 봤을 때는 한국에서 먹었던 비건 버거의 패티맛과는 달리 콩 맛이 강하고 식감이 이상했지만 강한 맛인 소스와 토마토, 비건 치즈, 양상추와 함께 먹으니 일반 햄버거와 비슷한 맛이 났다. 두부 튀김은 결두부를 튀겨내 3가지 소스에 찍어먹는 요리로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올라오는 특징이 있었다. 마지막으로 맛 본 딸기 후루츠 샌드는 두유 휘핑 크림과 딸기의 상큼한 조화가 잘 이뤄진 요리였다. 자칫 느끼할 수 있는 휘핑 크림이 두유로 만들어지니 끊임없이 먹을 수 있을 정도로 고소한 맛을 냈다.

 

 

 

한국의 비건 음식들에 익숙해져 있는 기자에게는 코메다 이즈의 음식은 만족스럽지는 못했다. 한국인의 입맛과 차이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이날 경험했던 대체육은 한국에서 먹어봤던 그 어떠한 대체육보다 뒤처지는 식감과 맛이었다. 또한 두부 튀김 역시 가라아게 등 일본을 대표하는 안주의 대안으로 기대하고 먹기보다 두부의 고소한 맛과 식감 자체를 즐기는 것이 좋을 듯했다.

 

다만 세계 1등 명품거리로 불리며 관광객들과 회사원들이 즐비한 도쿄 긴자에 비건 요리만 파는 식물성 레스토랑이 생긴 것은 일본에서 비건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해 다음 도쿄 방문을 기대하게 만든다. 

 

한편 재팬타임즈(Japan Times)가 발행한 기사 ‘일본에서 건강을 의식하는 사람들 사이에 채식주의가 증가하고 있다(Veganism on the rise among health-conscious in Japan)’에 따르면 최근 일본 내에서는 전통요리에 고기를 없앤 대안이 제공되고 있으며 대체 육류와 같은 대체 식품 이용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건강을 인식하는 젊은 세대 사이에서 대체 육류와 비건 식단을 수용하는 현상이 늘어나기 시작했으며 2020년 하계 올림픽 개최지였던 도쿄에서는 다양한 국가의 관광객들을 수용하기 위해 비건 옵션을 늘리는 레스토랑이 급증했다. 

 

무로야 마유미(Mayumi Muroya) 일본 비건 협회 회장은 재팬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오늘날 비건 버전으로 바꿀 수 없는 동물성 제품은 없다. 비건 식단은 건강과 환경에 좋고 이러한 사실이 더욱 알려지게 될수록 많은 사람들을 비건 식단을 시작할 것"이라면서 "일본에는 현재 약 3500개의 비건 식당이 존재하며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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