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고릴라와 인간의 교류, ‘적극적 보존’이 이뤄져야 하는 이유

김정희 기자 발행일 2023-02-07 21:31:58 댓글 0

[데일리환경=김정희 기자] 종종 범접할 수 없는 동물과 상식을 뛰어넘는 친밀감을 보여주는 사례들이 매스컴을 통해 소개되고 있다. 가까이 하기에도 두려운 사자, 호랑이와 같은 동물들이 어린 시절 혹은 오랫동안 자신을 보살펴줬던 인간과 우정을 나누는 등의 모습이 포착되기도 하는 것. 

최근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산고릴라 보호와 연구에 일생을 바친 다이앤 포시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다이앤 포시는 르완다에 카리소케 연구소를 세운 뒤 산고릴라 보호와 연구에 열을 올렸다.

그리고 그녀는 고릴라 사회에 대해 깊이 연구하며 고릴라들과 깊이 교감했다. 이에 고릴라들을 사랑한 다이앤은 적극적 보존을 주장, 밀렵꾼들과 대립했다. 그렇다면 다이앤 포시가 어떻게 고릴라들과 가까이하게 된 것일까?

다이앤 포시는 식물을 아작아작 씹어먹으면서 고릴라에게 익숙한 소리를 냈다. 그리고 그녀는  처음 신뢰를 얻은 무리 중 한 수컷에게 사랑하는 삼촌의 이름을 붙여주기도 했다고. 플로시 이모라고 이름 붙여준 암컷도 있었다고.

고릴라 개체를 구별할 때는 코에 생긴 주름을 이용한다. 주름은 지문과 비슷해서 다이앤은 비문이라고 불렀다. 콧구멍을 그리고 코 위에 주름이 어떤 모양인지 파악한다. 관심과 애정이 없었다면 쉽게 발견할 수 없는 것들이다.

고릴라는 보통 네 발로 걷는다. 손가락 관절 부분과 평평한 발로 바닥을 걷는다. 하지만 지배권을 주장하고 싶을 때는 몸집을 커 보이게 하려고 두 발로 걷는다. 위협적인 니물이나 경쟁자에게 강한 인상을 주려는 것이다.

다이앤은 그것을 알고 고릴라에게 다가갈 때 몸을 쪼그렸다고 한다. 지배권을 주장하지 않은 것. 복종하는 법을 배웠고 이 점이 다이앤에겐 돌파구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이앤은 고릴라 사회를 설명할 기본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다.

다이앤과 함께 고릴라를 연구하던 이들이 고릴라 어미가 새끼에게 얼마나 오래 젖을 물리는지도 몰랐던 때, 다이앤은 고릴라의 잠자리를 알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가족이 어떻게 생활하고 새끼와 어미가 어떻게 지내는지 알기 위해서였다.

그와 함께 한 연구자들은 “다이앤은 그 무엇보다 고리라를 정말 사랑했다”고 말할 정도. 다이앤은 시간이 갈수록 각각의 고릴라와 아주 친밀하게 정을 쌓았다. 고릴라는 다이앤에게 중요한 기쁨의 원천이었고 고릴라들 덕분에 다른 생물들과도 친밀감을 느꼈다고.

다이앤 포시의 일기 중 한 부분을 발췌한 것을 보면 꽤나 흥미롭다. 그 내용은 ‘디지트는 매일 나와 만나는 시간을 놀이로 생각하고 손꼽아 기다린다. 나랑 같이 놀고 싶을 때는 종종 벌렁 드러누워 뭉툭한 다리를 흔들면서 미소 띤 얼굴로 날 바라본다. 이래도 안 놀 거냐며 조르는 듯하다. 그럴 때면 녀석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할 것 같아 걱정된다’다.

그만큼 다이앤 포시는 고릴라들의 가장 가까이에서 그들을 관찰한 동시에 이미 서로의 삶에 깊숙하게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이앤 포시와 함께 연구했던 이는 “연구만 하는 줄 알았는데 또 다른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무슨 일일까? 그에 따르면 그것은 ‘적극적 보존’에 관한 것이다. 연구소에는 규칙이 있었다. 밀렵의 흔적을 발견하면 밀렵꾼들을 추적하는 것이었다. 밀렵꾼들이 지나간 길에는 덫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이앤 포시가 처음 르완다에 갔을 때 화산 공원에는 공원 경비가 12명밖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밀렵꾼 대부분은 공원 경비의 친구나 친척이었고 공원 경계를 마음대로 자유롭게 넘어다녔다고. 

밀렵꾼이 하는 일은 주로 영양을 잡기 위해 덫을 설치하는 것이었다. 밀렵꾼 대부분의 목적은 고릴라가 아니다. 하지만 밀렵꾼이 설치한 올가미는 영양과 고릴라를 구분하지 못해서 발을 들이밀면 고릴라도 걸려버리고 만다. 

실제로 고릴라가 덫에 걸리는 경우도 있었고, 덫 때문에 손이나 발이 잘리기도 했다고 연구원 중 한 명은 회상했다. 심지어 덫 때문에 고릴라가 죽을 수도 있는 것이다. 다이앤 포시에게는 가족이 공격당한 거나 마찬가지의 상황일 것이다.

철사가 고릴라의 손이나 발을 파고들면 손발이 썩거나 감염으로 죽기도 한다. 이에 다이앤 포시는 ‘적극적 보존’을 주장했고, 밀렵꾼들과 대립했다. 인간과 친밀하게 교류할 정도의 동물들. 더 이상 밀렵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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