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속에 콘크리트 타설 작업한 HDC현산.... 광주 참사는 아랑곳 없어

이정윤 기자 발행일 2022-01-23 22:09:40 댓글 0
현장 관계자 ”왜 우리만 문제 삼냐“고 언성 높여
‘모든 일은 사소한 데서 비롯된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큰 강이라 할지라도 근원을 더듬어 가면 작은 실개천에서 시작되듯, ​큰일도 원인을 따지고 보면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기업들은 더욱 그러하다. 작은 실수가 기업을 망하게 할 수 있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지난 19일 강남 개포동 개포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현장.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 공사를 나누어 진행하는 곳이다.

지난 19일 서울 전역에 이른 아침부터 오후 늦게까지 눈발이 쏟아졌다.HDC현산이 공사를 맡은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레미콘 300대) 작업이 하루 종일 이뤄졌다. 수많은 콘크리트믹서 트럭들이 눈발을 휘날리며 오갔다. 한 건축가에게 이를 문의했더니 화들짝 놀란다.


그는 “콘크리트가 물과 만나 화학작용을 통해 경화현상이 일어나야 하는데 기온이 낮은 겨울철(동절기) 에는 화학작용이 일어나기 전 물이 얼어버린다”고 지적했다.눈이 펑펑 쏟아지는 왜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이뤄졌냐는 것이다. 안전을 위하여 겨울철에는 콘크리트 양생에 20일 이상이 걸린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판단이다.

이에 대해 현장의 안전담당인 김 부장은 눈발이 쏟아지는 가운데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이뤄졌지는 사실은 인정했지만, 안전 상의 문제는 전혀 없었다는 입장이다.

김 부장은 오히려 “현대건설은 같은 날 콘트리트 타설 작업을 했는데 왜 HDC현산만 문제삼느냐”고 언성을 높혔다

이에 앞서 지난 11일 광주광역시 서구 ‘광주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신축 현장의 붕괴 사고도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의 보온 조치가 원인이었을 관측에 힘이 쏠리고 있다.결국 전국 곳곳의 HDC현산 공사 현장에서 이같은 일이 관행적으로 벌어졌다는 것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고급 브랜드 아파트를 짓는 건설 회사가 정작 기본기에는 충실하지 못했다“며 ”HDC현산의 잇딴 참사가 결코 우연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ass1010@daily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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