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경구중·고 이전 소식에 찬반 양론 격화

발행일 2023-02-02 11:14:51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구미교육지원청 전경.


구미 경구중·고등학교 이전 소식에 지역 교육계가 술렁이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이전 예정 부지 주변의 부동산 시세가 들썩일 정도다.

하지만 학교 이전을 찬성하는 옥계·양포동 주민과, 반대하는 선주·봉곡동 주민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탓에 지역 갈등으로 번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구미교육지원청은 지난달 옥계중학교군(인덕중학구 포함) 5개 초등학교와 강서중학교군 2개 초등학교의 학부모 3천786명을 대상으로 ‘경구중학교 학교 위치 이전에 따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지원청은 “학교법인 경구학원이 경구중·고 위치 이전 신청서를 경북교육청에 제출함에 따라 학생 배치 검토를 위해 학부모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청서에 따르면 경구중·고는 2026년 3월까지 현재 위치(구미시 봉곡동 279)에서 이전 예정지(옥계동 923)로 자리를 이전한다. 또 규모는 학년당 3학급으로 중·고교가 동일한 학교 부지를 사용하는 병설학교 형태로 운영된다.

이 같은 소식에 옥계·양포동 학부모들은 크게 반기고 있다.

경구중·고 이전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이 지역 학부모의 찬성률은 무려 92%에 달했다.

이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실제 매매 거래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예정 부지 인근 아파트 매도 가격이 2천만~3천만 원 오르기도 했다”며 “큰 폭의 상승세는 아니지만 부동산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선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옥계·양포동 주민이 학교 이전을 반기는 건 학생 수는 많은데 교육 시설은 터무니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기준 이 지역 초등학생 수는 4천900여 명이지만, 초등학교 수는 5곳에 불과하다.

수용시설 부족과 과밀화 문제는 중학교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중학교 운동장에 모듈러(임시) 교실이 설치된 것이다.

게다가 고등학교는 단 한 곳도 없어서 이 지역 고교생 2천여 명이 장거리 통학을 감수하고 있다.

옥계·양포동 학부모들은 교육환경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학교 이전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제는 선주·봉곡동 학부모의 반대가 만만찮다는 점이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선주·봉곡초 학부모 82%가 학교 이전에 반대했다.

선 배정 학교인 선주·봉곡초의 학생 1천900여 명이 가까운 학교를 두고 먼 거리 학교를 다녀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옥계·양포동 교육 관계자들도 경구중·고 이전을 내심 걱정하고 있다.

지역 교육 관계자는 “경구중·고 이전 자체는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자칫 이전 시기가 지연되면 공립고 신설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류성욱 기자 1968plus@idaegu.com
<저작권자ⓒ 대구·경북 대표지역언론 대구일보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