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하늘 뒤덮은 ‘길조’ 까마귀 장관

발행일 2023-01-24 15:26:01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경주 현곡면 일대 수천 마리 떼 지어 먹이활동

신라 소지왕 살린 길조, 문화관광상품 개발 필요 대두

경주 현곡면 일대에서 떼까마귀 1만여 마리가 무리를 지어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
경주 곳곳에 ‘길조’ 까마귀가 수천 마리씩 떼를 지어 몰려 다니며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까마귀는 러시아 시베리아·블라디보스톡 등에서 서식하다 겨울철이 되면 10만여 마리가 떼를 지어 대한민국으로 날아든다. 까마귀는 생존전략으로 5천~1만여 마리씩 무리를 지어 우리나라 곳곳에서 겨울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까마귀는 우리나라에서 순수하게 먹이활동만 하고, 3월이면 다시 시베리아로 돌아가 짝짓기를 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올해 경주를 찾은 까마귀 군단은 1만여 마리에 이르는 무리를 지어 현곡면 구미리와 래태리, 디자인고등학교 일대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 추수가 끝난 논 바닥에서 이삭이나 해충을 잡아 먹는다. 들을 새까맣게 뒤덮거나 전깃줄을 묵색으로 바꾸기도 하고, 가끔 군무를 이루어 날아올라 하늘을 까맣게 뒤덮어 장관을 연출한다.

경주 현곡면 일대에서 떼까마귀 1만여 마리가 무리를 지어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
2016년 경주 현곡, 2018년과 2019년에는 보문동과 천군동 일대에서 무리를 지어 먹이활동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0년 외동읍 일대에서 활동하다 올해는 다시 경주 현곡지역으로 옮겨왔다.

이정일 동물생태학박사는 “겨울철 경주에 무리를 지어 날아오는 까마귀들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톡과 시베리아 등지에서 날아온 떼까마귀”라며 “떼까마귀들은 배설물 등으로 시민들에게 피해를 주기도 하지만 해충을 잡아먹으면서 생태계를 유지해 자연의 균형을 이루는 기능도 하는 철새”라고 설명했다.

경주시의회 이진락 문화도시위원회 위원장은 “까마귀는 삼국유사에서 소지왕을 살린 길조로 묘사되고 있으며, 매년 정월이면 까치밥을 짓는 풍습도 전해오고 있다”면서 “문화관광상품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시일 기자 kangsy@idaegu.com
<저작권자ⓒ 대구·경북 대표지역언론 대구일보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