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 타이거즈 레전드 포수 출신, 현 홍익대학교 장채근 감독. 사진ⓒ박연준 기자
해태 타이거즈 레전드 포수 출신, 현 홍익대학교 장채근 감독. 사진ⓒ박연준 기자

(MHN스포츠 박연준 기자) “죽어가는 한국 야구의 원인을 모르는 것 같아요”

장채근은 해태 타이거즈(현 KIA) 선수 시절 세 차례 (1988, 1991, 1992) 골든글러브 수상하는 등 레전드 포수로 기억되고 있다.

은퇴 후에는 KIA와 히어로즈에서 배터리코치를 역임했으며, 지난 2011년부터 현재까지 홍익대학교 감독으로 자리하면서 ‘대학 야구 명장’으로 불리고 있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대학 야구에 몸을 담근 장채근 감독은 “대학 야구가 구조상 약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놓여있다" 라며 한탄을 했다.

이어 첫 번째 이유로 장 감독은 “고교야구와 동일하게 대학 야구 선수들도 모든 정규 수업에 참여해야 한다”라며 “그러다보니 연습할 수 있는 시간 역시 자동으로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MHN스포츠 조사 결과, 대학 야구 선수들은 자신이 수강하고 있는 이수 과목의 평균 성적을 B+ 이상 받아야지만 대회에출전할 수 있는 규정이 존재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야구에만 전념해왔던 선수들이 느끼는 어려움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으며, 뿐만아니라라이트 시설 등 인프라가 구축되어있지 않은 대학 야구의 현실 때문에 방과 후 선수들이 운동 할 수 있는 시간은 약 3시간 정도뿐이었다.

이에 장 감독은 “학점을 다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야구까지 해야 하는데, 그마저도 교내에 야구장을 갖춘 팀이 아니라면운동량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라며 “결국 이러한 부분들 때문에 아마야구가 죽어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장채근 감독은 현행 대학 야구의 입시 제도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현행 대학 야구 입시 제도는 지난 2016년부터 서서히 개편되어 지도자가 선수 선발에 직접 참여하는 것이 아닌, 학교 입학처에서 선수의 성적과 생활 기록부 등을 검토하여 선발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마저도 장타율과 출루율, WAR(승리 기여도) 등 실질적으로 필요한 성적을 두고 평가하는 것이 아닌, 고등학교 팀 성적과 타율 등 투박한 자료를 통해서만 선수 선발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 감독은 “타율하고 팀 성적이 좋은 선수가 훌륭한 선수라고 평가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라며 “1할을 치는 선수라도 3할을 치는 선수보다 강한 타구를 만들어 낼 줄 안다면, 그 선수가 좋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지도자가 선수 선발에 참여할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MHN스포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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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 야구는 약한 인프라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아마야구가 무너지다 보니 프로야구 역시 죽어가고 있는 것이 실상이다.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는 자국의 고등학교 야구와 대학 야구 전 경기를 TV 중계하며 활성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한국 야구의 경우, 고교야구 중계가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뿐더러, 대학 야구는 TV 중계조차 하지 않고있다.

장채근 감독은 “드래프트에서 대학 선수를 더 지명해야 한다는 말은 옳지 않다. 실력이 안 되는데 프로에 지명을 받는 것은 안 되는 것이다. 하지만 KBO에서 선수들이 열심히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 해주어야 한다”라며 대학 야구 TV 중계에 대한 필요성을 말했다.

이어 “향후 KBO리그를 빛내는 선수들이 고교야구와 대학 야구의 선수들 아니겠는가. 매년 좋은 선수가 없다고 말하면서, 어떻게 아마야구 인프라 활성화는 나몰라라 할 수 있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결국 한국 야구를 살릴 수 있는 것은 KBO다. 프로야구리그에만 신경을 쓰는 것이 아닌,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처럼 아마추어 야구에 KBO의 더 많은 투자가 필요시 되고 있다. 특히 대학 야구는 고교야구와 마찬가지로 TV 중계처럼 실질적인 활성화가 간절한 상황이다.

끝으로 장 감독은 “허구연 총재가 뒤를 돌아봐 주었으면 좋겠다. 이대로 가서는 대학 야구를 비롯하여 아마야구가 죽게된다. 이른 시일 내에 직접 행동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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