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양=국제뉴스) 이정주 기자 = "솔직히 3연속 준우승에 마음이 아팠지만, 이번엔 방심하지 말자고 다짐했다."
'휴온스 LPBA 챔피언십'에서 611일 만에 통산 4승을 달성한 김민아(NH농협카드)는 "4-0으로 이겨서 더욱 기쁘다"면서도, 그간의 마음고생과 챔피언으로서의 '야망'을 숨기지 않았다. 그녀의 우승은 '관록'과 '멘탈'이 만들어낸 값진 결과물이었다.
# "무너지지 않았다"... 3연속 준우승이 약이 되다
김민아에게는 '준우승 징크스'가 있었다. 2023-24시즌 9차 투어 우승 이후, 공교롭게도 3번의 결승(월드챔피언십 포함)에서 모두 패배했다. 하지만 그녀는 무너지지 않았다.
김민아는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라면서도 "이전 3번의 결승 상대는 김가영, 스롱 피아비였다. 우승 못한 건 아쉽지만, 그들에게 졌다고 정신력이 흔들릴 정도는 아니었다"고 단호히 말했다.
오히려 그녀는 "두 선수를 쫓아가야 한다"는 마음으로 연습에 매진했다. 3번의 아쉬운 준우승은 그녀를 좌절시킨 것이 아니라, '양강'을 따라잡기 위한 동기부여가 된 셈이다.

# "6점 차는 아무것도 아니다"... 관록이 만든 4세트
그녀의 강한 멘탈은 결승전 4세트에서 빛을 발했다. 3-0으로 앞선 4세트, 0-6으로 크게 뒤지며 흐름을 내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김민아는 "4세트를 내주더라도 5세트에서 이기면 된다는 마음가짐이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LPBA 경험상 6~7점 차이는 큰 게 아니다. 1~2점만 따라붙으면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녀의 말대로 10:10 듀스 접전이 펼쳐졌고, 마지막 1점을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경기를 4-0으로 마무리했다. 위기의 순간에도 '관록'으로 평정심을 잃지 않은 '멘탈의 승리'였다.
# "3위로 우승한 기분"... 챔피언의 '아쉬움'과 '야망'
하지만 김민아는 우승 소감에서도 '양강'에 대한 의식을 놓지 않았다. 그녀는 "김가영, 스롱 선수의 '양강 체제'는 실력이 좋기에 인정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과거 결승에서 스롱을 이겨봤고, (3차 투어) 16강에선 김가영을 이겨봤기에 자신감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이번 우승이 '3강 체제'가 된 것 같지는 않다. 스롱 선수를 (김상아가 아닌) 내가 직접 꺾고 우승했다면 달랐을 것"이라며, "솔직히 '3위로 우승한 기분'이라 아쉬움이 있다"는 놀라운 소감을 밝혔다.
611일 만의 우승에도 만족하지 않고, '양강'을 직접 꺾는 '진짜 우승'을 바라보는 것. 징크스를 깬 '엄마 검객'의 시선은 이미 더 높은 곳을 향하고 있었다.

<우승 김민아 기자회견> 全文
◆ 우승 소감.
= 우승을 해서 정말 기쁘다. 세트스코어 4:0으로 이겨서 더욱 기쁜 마음이 크다. 최근 결승전에서 3번 모두 준우승에 그쳐서 아쉬움이 컸는데, 이번에는 놓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 방심하지 않으려는 마음이 경기 내내 이어져서 우승할 수 있었다.
◆ 611일만의 우승이다. 앞선 연속 준우승 당시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않았는지.
= 힘들지는 않았다. 이전에 치른 3번의 결승전이 현재 LPBA 정상에 있는 김가영(하나카드) 선수와 스롱 피아비 선수였다. 준우승을 한 것에 아쉬움이 있었지만, 정신력이 흔들릴 정도는 아니었다. 준우승을 한 것에 만족하면서, 그 두 선수를 쫓아가려는 마음으로 연습했다.
◆ 4세트 김상아가 리드하는 상황, 어떻게 마음을 다잡았는지.
= 먼저 4세트를 시작하기 전에, 4세트에서 경기를 끝내자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었다. 김상아 선수가 초구부터 0:6 으로 앞서갔다. 그래도 제가 LPBA에서 경험 한 바로는 6~7점 차이는 큰 게 아니다. 상대가 1~2점이 남았더라도 언제든 뒤집을 수 있다. 그래서 당시에도 크게 개의치 않았다. 나도 충분히 한 이닝에 따라갈 수 있고, 끝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쳤기 때문에 경기를 뒤집을 수 있었다. 11:10으로 앞서던 상황에서 마지막에 끝낼 수 있던 기회도 있었는데, 너무 어려운 배치였다. 시간도 조금 부족했다. 순간적으로 멋있는 공으로 위닝샷을 해보자는 마음으로 쳤는데, 실패해서 아쉽기도 했다(웃음). 다행히 다음 이닝에 기회가 와서 경기를 마무리 할 수 있었다.

◆ 김가영-스롱 선수의 ‘양강 체제’를 깰 수 있는 선수로도 지목을 받아왔다.
= 두 선수의 우승 횟수와 최근 성적이 좋기 때문에, 양강 구도는 인정할 수 밖에 없다. 그렇지만 두 선수에게 상대전적에서 크게 밀리지 않고, 지난 3차투어(NH농협카드 채리티 챔피언십) 16강에선 김가영 선수를 이긴 적도 있다. 과거 결승전에서도 두 선수를 상대로 이긴 적도 있는 만큼, 스스로 합리화를 하며 자신감을 잃지 않으려고 했다. 그렇지만 3번의 준우승에서 한 번이라도 김가영-스롱 상대로 우승을 했다면 ‘3강 체제가 되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은 있다. 이번 우승을 계기로 ‘3강 구도’를 만들어 보자는 욕심이 있다.
◆ 3차 투어에서 준우승 후 두께에 대한 부족함을 드러내기도 했는데, 오늘은 완전히 달라진 느낌이다.
= 공의 두께는 연습만으로 해결 되는 부분이 아니다. 자신감에서 나오는 감각적인 부분들이다. 3차 투어 결승전에서는 정말 부족했다. 그 이후 2개월간 구단을 통해 멘털 코칭을 3회 가량 받았다. 내가 불안한 생각들이 머릿속에 들어오면 헤어 나오질 못한다. 불안한 생각들을 끊어내기 위한 멘털 훈련을 많이 했다. 과거 결과가 좋았을 때와 스스로 상태가 좋았을 때의 마음가짐을 다시 되새기고 상상하면서 자신감을 많이 얻는 멘털 연습도 했다. 이번 대회는 그 힘이 컸던 것 같다.
◆ 아버지께서 우승을 하고 정말 좋아하셨는데.
= 옛날에는 아버지께서 당구를 하는 것을 반대하시기도 했지만, 지금은 “언제 시합하냐” “누구랑 상대하냐”하면서 여쭤 보신다. 가족들이 당구에 모두 빠져 있다. 요즘 아버지께서는 제가 TV에 나올 때만 기다리고 있다.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이렇게 경기장에 모실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 또 고향인 대구에서 경기장까지 오시는 길이 정말 힘들다. 또 내가 이렇게 결승전에 와서 부모님을 경기장에 초대하는 게 언제 있을 지도 모른다. 이번에 부모님 앞에서 이렇게 좋은 결과를 내 더욱 기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