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류 확정’ 미안함의 눈물 흘린 전북 박진섭…“제가 너무 부족한 주장이라...내년 신인 같은 마음으로” [김영훈의 슈퍼스타K]

[ MK스포츠 축구 ] / 기사승인 : 2024-12-11 06:43:01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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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현대가 K리그1 잔류를 확정했다. 주장 박진섭은 경기 종료 휩슬과 함께 눈물을 훔쳤다.

전북은 지난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2024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 서울이랜드와 홈경기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1일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열린 1차전 경기에서 2-1로 승리한 전북은 이날도 2-1로 승리하며 총합 스코어 4-2로 피 말리는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K리그1 잔류에 성공했다.



이날 전북은 지옥과 천국을 오갔다. 전반 추가시간 상대 공격수 브루노 실바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1점 차 끌려가던 이랜드가 합산 스코어에서 2-2 동점을 만든 순간이었다.

다시 집중력을 높인 전북, 빠르게 경기를 원점으로 만들며 다시 앞서갔다. 후반 4분 티아고의 헤더 동점골이 터졌다. 전북은 합산 스코어 3-2로 리드를 가져왔다.

이후 이랜드의 공세가 이어진 가운데 전북이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후반 추가시간 역습 상황에서 문선민이 침착하게 수비를 제치고 역전골에 성공, 합산 스코어에서 2점을 따돌리며 K리그1 잔류를 확정했다.





경기 후 전북 선수들은 곧바로 주저앉았다. 이번 시즌 계속되는 부진 속 강등 위기에 봉착했던 전북은 K리그1,2 25개 팀 중 가장 늦게 일정을 마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이날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박진섭은 “부담이 많았던 경기였고, 압박감도 컸다. 우리 홈이었고, 많은 팬들께서 찾아와주셨는데 승리를 가져올 수 있어서 다행이다”라고 전했다.

경기 후 눈물을 보인 박진섭, 이에 대해 “팬들을 바라보는데 너무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저도 모르게 감정적으로 북받쳐 올랐다. 그래서 눈물을 흘렸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올해 많은 일들이 있었다. 자존심도 많이 상한 시즌이었고, 많은 수모도 겪었던 시즌이다. 선수단뿐만 아니라 팬들께도 큰 아픔을 겪은 시즌이었다. 두 번 다시 이런 시즌을 겪지 않으려면 우리 선수들이 더 각성해야 할 것 같다. 내년에는 시즌 준비를 더 잘 해서 일정을 소화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박진섭은 팀이 부진했던 이유에 대해 “한 시즌을 치르다 보면서 퇴장들이 이렇게 많이 나오는 것도 흔한 경우가 아니다. 많은 악재들이 겹쳤다. 상황적으로 악조건 속에서 시즌을 치르다 보니까 결과에도 영향을 끼쳤던 것 같다. 많은 이유들이 더 있지만 작은 것 하나하나부터 우리가 다시 차근차근 다시 밟아가며, 잘못된 부분을 다시 만들어가야 할 것 같다. 내년 시즌에는 잘 준비해서 우승이라는 목표로 나아갈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날 김두현 감독은 한 해를 돌이키며 “여러 힘든 부분들이 있었다. 하나씩 틀을 바꾸려고 노력했다. 축구도 중요하나, 그 외적인 부분들도 중요하다. 그 안에서 하나씩 만들어가고자 했다”라며 “내부적으로 팀이 재정비됐다. 선수단, 시스템 등 정리가 된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박진섭을 김두현 감독의 말에 “감독님이 워낙 좋지 않은 상황에서 팀에 부임했다. 축구적으로 만들어 가야 하는 것들이 있지만, 팀 안에서 분위기적인 것 또한 다시 만들어가는 부분들이 필요했다. 시간을 할애하다 보니까 오랜 기간이 걸렸던 것 같다. 감독님께서도 힘드셨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중간에 주장도 바뀌었다. 제가 많이 부족한 주장이다 보니 감독님께서 힘든 부분을 빨리 캐치하고 도와드렸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하다”라고 했다.



앞서 말한 대로 시즌 도중 주장 완장을 차게된 박진섭, 그는 다시 한번 자신이 너무나도 부족한 주장이라 말하며 아쉬운 활약에 팬들에게 미안함을 보였다.

박진섭은 “제 책임이 크다. 아직까지 주장을 할 수 있는 깜냥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된 시즌이다. 너무 많이 부족하다”라며 “선수단, 코칭 스태프, 구단 간의 믿음이 중요할 것 같다. 이를 통해 우리가 하고자 하는 축구를 보여줘야할 것 같다. 다가오는 동계훈련부터 비시즌 때 더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제가 생각하기에 최고의 선수단을 갖고 있다. 잘 준비하면 분명 좋은 시즌을 치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잔류에 성공한 전북이지만 김두현 감독과의 동행이 더 이어질지는 물음표다. 김두현 감독 또한 거취에 대한 질문에는 “당장 드릴 말씀은 없다”라고 말했다.





박진섭은 김두현 감독에 대해 “전적으로 선수들이 감독님을 믿고 있다. 감독님께서도 갖고 계신 전술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셨을 텐데 결과가 따라오지 않다 보니 실리적인 선택을 해야하는 상황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올 한 해는 정말 많은 것을 경험했다. 감독님 입장에서도 공부가 되셨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축구를 구사하시기 때문에 우리 선수단은 전적으로 믿고 따라가면 좋은 결과 낼 수 있을 것이다”라고 확고한 모습을 보여줬다.

끝으로 박진섭은 2024년을 돌이켜보며 “다시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던 시즌이었다. 제 축구 인생이 조금씩 우상향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는데 올해는 팀도 그렇고 저도 많은 부침을 겪었다. 아픔도 있었고, 정말 힘들었다. 그러다 보니까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라는 하늘의 뜻인가 싶었다. 내년에는 정말로 신인의 마음으로 준비하고자 한다”라고 각오했다.

[전북=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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