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팀 연고지와 관련한 이야기들로 얽혀있다. 1996년 LG 치타스는 2002 한일 월드컵 유치와 지방 축구 활성화 프로젝트로 인해 서울을 떠나 안양에 정착했다. 이후 안양 LG 치타스로 팀명을 바꾸게 됐다.
LG 치타스는 엄청난 인기를 이끌었고, 안양을 대표하는 프로스포츠 팀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2004년 서울시 내 프로축구팀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당시 LG 치타스가 다시 서울로 보금자리를 옮기며 지금의 FC서울가 됐다.
안양 팬들은 하루아침에 팀을 잃게 된 상황에 분노와 허탈함에 빠졌다. 그럼에도 팬들은 계속해서 축구단을 되찾고자 노력했다. 그 결과 2013년 지금의 FC안양의 창단과 함께 기대를 모으게 됐다.
복잡한 관계의 안양과 서울의 묘한 기류는 새 시즌 새로운 더비로 이어질 예정이다. 서울의 최대 라이벌이었던 ‘슈퍼매치’ 수원삼성, ‘경인더비’ 인천유나이티드가 K리그2로 향한 가운데 승격한 안양이 새 라이벌로서 도전장을 내밀 예정이다.
안양 구단주 최대호 시장은 9일 안양아트센터에서 열린 ‘2024 BE. iCON AWARD(비아이콘 어워드)’에서 서울과의 맞대결에 기대감을 보였다.
이전부터 최대호 시장은 서울과의 라이벌전에서 승리 시 팬들과 ‘만세삼창’을 외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도 서울과의 경기에 대한 질문에 안양 팬들의 마음을 불타오르게 하는 발언을 남겼다.
최대호 시장은 “혼자 고민했다. 우리는 수원삼성과는 지지대 고개가 있어 ‘지지대더비’가 있다. 그래서 서울과의 맞대결을 무슨 더비로 부를까 고민하다가 ‘36더비’로 칭하면 어떨까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과거 안양을 버리고 36계 줄행랑을 쳤기 때문이다”라며 “열과 같은 응원을 보낸 안양 시민, 팬들은 도망간 서울을 우리가 잡아 와서 한 번쯤 박살 내는 날이 있어야 한이 풀어질 것 같다. 이 한을 꼭 팬들께 내년에 풀어드리고 싶다”라고 설명했다.
함께 행사에 참여했던 유병훈 감독은 “서울을 꺾는다면 구단주님의 약속처럼 팬들과 만세삼창을 하고 싶다. 승리한다면 팬들과 함께 사진을 찍어 역사로 만들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주장 이창용은 “최근 공약으로 현금(흄경기 무실점 승리에 대한 적립 기부금)을 걸었다. 아내한테 혼났다. 내년에 서울을 잡는다면 팬들께 입고있던 유니폼을 드리겠다”라고 공약했다.
[안양=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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