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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뉴스] 최초 작성일 : 2012-05-21 11:38:16  |  수정일 : 2012-05-21 11:38:17.777
대법관 공직윤리위, '법관 SNS 사용 유의' 전원 일치로 의결
영화 <도가니>와 <부러진 화살>로 사법정의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었다. 이번에는 법관이 SNS에 개인적인 논평이나 의견을 표명하는 것에 대해 법관의 품위유지 의무를 이유로 제한이 가해져 다시 한 번 사법계가 논란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앞으로는 법관이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사용할 때 사회 또는 정치적 논쟁거리에 대한 의견 제시를 신중하게 해야 한다. 논쟁의 중심에 서지 않도록 세밀한 주의를 기울이는 것도 법관의 중요한 덕목으로 떠오를 예정이다.

17일 대법관 공직자윤리위원회는 대법원에서 회의를 개최해 권고의견 제7호인 ‘법관의 SNS 사용 유의점’을 심의 후 전원 일치 의견으로 의결했다고 20일 밝혔다. 공직자윤리위원회가 법관의 SNS 사용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로 한 지난해 11월 29일 후 6개월 만에 사용기준이 심의 후 의결된 것이다.

지금까지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심의 후 의결한 권고의견은 모두 7개이다. 2006년 1호인 ‘외부인사와의 관계에서 유의할 사항’, 2007년 2호인 ‘정치자금 기부 관련 유의점’, 2009년 3호인 ‘공개 논평이나 의견표명시 유의할 점’, 2009년 4호인 ‘퇴직 후 법무법인 취업시 유의사항’, 2010년 5호인 ‘단체활동시 유의점’, 2011년 6호인 ‘법정 언행 및 태도 유의점’이 있었다.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이번 권고의견 의결 전에 법관들의 연구모임인 대법원 사법정보화연구회는 지난 2월 ‘법원, 법관 그리고 소셜네트워크’라는 주제로 공개토론회를 개최한 바 있다. 사법정보화연구회는 공개토론회의 연구결과를 담은 ‘법관의 SNS 사용에 관한 연구’를 발간해 일반에 공개했었다. 이후 공직윤리위원회는 ‘법관의 SNS 사용에 관한 연구’를 토대로 4월 13일 법원 내부전산망에 관련 자료를 게시했다. 내부 의견을 수렴해 4월 27일에는 ‘권고의견 태스크포스팀(TFT) 회의’를 개최했었다.

이번에 의결된 권고의견 제7호인 ‘법관의 SNS 사용 유의점’은 법관이 SNS에 사회 또는 정치 쟁점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때, 균형적인 사고와 자기절제를 하도록 요구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를 통해 법관의 품위를 잃지 말아야 하며, 쟁점의 중심에 서서 재판의 공정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SNS의 특성과 사용법을 사전에 충분히 숙지하고 SNS를 사용해야 한다. SNS에 개인적으로 적은 트윗 등의 글이 리트윗 등을 통해 일파만파로 퍼질 수 있는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별다른 생각 없이 적은 글이 널리 퍼져나가거나 기사화되는 등 법관이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

SNS를 사용함에 있어서 법관윤리강령을 준수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사항이다. 소송관계인과의 SNS 안에서의 소통도 공정성 논란이 일지 않아야 하며, 사건에 대해 구체적인 논평을 내거나 의견을 표명하는 것도 제한될 예정이다.

공직자윤리위원회, 왜 ‘SNS 사용 유의점’ 의결했나

지난해 11월 최은배 인천지법 부장판사(현 서울동부지법)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강행처리와 관련해 본인의 페이스북에 “뼛속까지 친미인 대통령과 통상관료들이 서민과 나라살림을 팔아먹은 2011년 11월 22일. 나는 이날을 잊지 않겠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후 한·미 FTA 찬반론부터, 법관의 중립성 등에 대한 찬반론이 SNS와 언론을 뜨겁게 달궜다.

비슷한 시기에 자신을 보수주의자라고 밝힌 다른 판사는 “한·미 FTA는 불평등조약이기 때문에 재협상을 위한 법원 내 TF팀 설치를 촉구한다”는 글을 내부게시판에 올렸다. 영화 <도가니>, <부러진 화살>로 사법정의에 대한 논란이 뜨거웠던 후라서 한·미 FTA에 대한 판사들의 글은 사법계에 대한 세간의 관심을 더욱 집중시키는 효과를 낳기도 했다.

최은배 부장판사는 지난해 12월 2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대담에서 “페이스북 친구 300명에게 소회를 밝힌 것”이라며 “판사니까 저런 이야기도 하더라는 것이 알려질 것을 예상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저의 이야기를 공론화시키고 기사화시킨 것에 대해서 언짢았다. 보통의 시민사회에서 나올 수 있는 표현을 판사가 했다는 이유만으로 예상외로 확대됐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법관의 표현자유에 대한 논란

이항우 충북대 교수는 지난해 12월 6일 프레시안에 기고한 ‘뼛속까지 친미 대통령, 최은배 판사를 위한 변명’이라는 글에서 “공적 공간/사적 공간이라는 이분법보다는 공식적/비공식적이라는 또 다른 차원의 구분 범주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항우 교수는 “페이스북은 개인 일기장과 같은 사적 공간과는 다르다. 법정과 같이 이용자들이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공개된 곳이라는 점에서 공적인 공간이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공적인 공간도 형식이나 격식을 중요하게 따지느냐 중요하게 따지지 않으냐에 따라 다시 공식적인 것과 비공식적인 것으로 나눌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법정의 판결문 등은 행위의 공식성을 요구하기 때문에 ‘공식적 공적 영역’으로 분류할 수 있지만, 버스 등은 행위의 공식성을 크게 따지지 않기 때문에 ‘비공식적 공적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분류 기준에 따라서 “페이스북은 비공식적 공적 공간”이라는 게 이항우 교수의 의견이다.

손정호 기자 [son50@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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