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최초 작성일 : 2012-05-07 12:52:00  |  수정일 : 2012-05-09 12:54:15.710 기사원문보기
안전 '사각' 어린이 놀이터 "놀기 겁나요"…

이달 4일 오후 대구 동구 신암동의 한 아파트 놀이터. 미끄럼틀에 오르는 계단에는 손잡이가 한 방향으로는 아예 없었고 5개의 시소 바닥에도 타이어나 모래 같은 충격 완화 장치가 없었다.


주민 정모(45`여) 씨는 "미끄럼틀에 손잡이가 없어 자칫 아이들이 사고를 당할까 봐 아이들에게 '항상 조심하라'고 이야기한다"면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손잡이를 수리해 달라고 수차례 말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했다.


어린이놀이터에서 안전사고가 날 위험성이 크다. 매일신문 취재진이 대구지역 아파트와 공원, 주택 단지 등에 설치된 어린이 전용 놀이터 15곳을 점검한 결과 이 가운데 6곳이 어린이 놀이시설 안전기준을 따르지 않았다.


달서구 진천동의 한 아파트에는 놀이터 벽면에 철조망을 쳐놨다. 어린이들이 미끄럼틀 등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타고 놀이터 벽면으로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사고 우려가 높다. 자전거 형태의 놀이기구는 페달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사고를 당한 어린이도 많았다.


주민 정모(60`여) 씨는 "여섯 살 난 손자가 이 놀이기구를 타다가 앞으로 넘어지면서 바닥에 얼굴을 부딪쳐 크게 다쳤다"면서 "관리사무소에 고장 난 놀이시설을 철거해 달라고 해도 묵묵부답"이라고 했다.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에 따르면 시설물에 어린이의 살을 베거나 찌를 수 있는 날카로운 부분과 모서리가 없어야 하며, 추락 가능성이 있는 시설물 아래와 주변 공간에는 타이어와 같은 충격 흡수 장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대구의 경우 8개 구`군의 공원과 아파트, 주택단지 등에 설치된 놀이시설은 모두 2천236개이지만 최근 조사에서 전체의 43.2%(967개)만이 시설물 안전성 평가에서 적합 판정을 받았을 뿐이다.


하지만 소규모 영세아파트나 보육시설 등은 개보수 비용 때문에 안전시설 개선에 소극적이다.


동구 신암동의 한 아파트 입주자 대표는 "놀이터 설치 검사를 했더니 부적합 판정이 나와 수리 비용이 5천만원 나왔다"면서 "주민들만의 힘으로 해결이 안 되면 아예 놀이터를 폐쇄해야 할 상황이다"고 말했다.
황수영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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