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뉴스] 최초 작성일 : 2018-05-16 22:56:23  |  수정일 : 2018-05-16 23:53:44.667 기사원문보기
“꿈★ 이뤄지다, 관리사 → 조교사로!”
(부산=국제뉴스) 김옥빈 기자 = "초심잃지 않고 팀원(말관리사) 들과 화합하는 조교사 되겠다"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은 최근 신규 조교사 2명을 뽑았다고 16일 밝혔다. 2명 모두 말관리사 출신인 점이 눈에 띈다.

어린 말을 경주마로 훈련시키는 전문 인력인 말관리사는 훈련부터 말의 건강 상태 확인까지 말 관련 전반을 관리하는 사람들이다.

전국에 1,000여명이 활동하고 있는 말관리사는 평생을 말과 함께 동고동락 지내며, 경마스포츠의 총감독인 조교사가 되기를 꿈꾼다.

이들은 말 경마와 관련된 사항 전체를 총괄하는 '총감독'이라 할 수 있는 조교사가 되기까지 숱한 현장경험과 말 훈련법 등 이론공부에 매진한다.

280여명의 말관리사들이 일하고 있는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는 단 2명만이 조교사가 될수 있는 행운을 안았다.

바로 21년 말관리사 경력의 김보경(41)씨와 16년 경력의 강은석씨(46)다. 조교사 선정과 함께 이어진 인터뷰에선 경마무대 데뷔를 앞둔 진솔한 모습을 선보였다.

김보경과 강은석은 데뷔 소감을 묻는 질문에 "말관리사를 평생 직업으로 몸담으면서 오래 전부터 꿈꿨고, 목표로 했던 일이 조교사"라며 "현장 경험 외에 전문직 지식을 쌓고자 틈틈이 공부한 것이 큰 도움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들의 말(馬) 외길인생 스토리를 들어본다.





김보경ㆍ강은석...경마 조교사(감독) 데뷔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하겠다"

▲ 김보경 조교사가 경주마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제공=렛츠런파크 부산경남
뜻하지 않은 기회로 '말관리사'에 몸담아

김보경 : 어릴 적부터 동물을 좋아했던 것 같다. 마침 형님이 제주경마장에 근무하면서 말에 대해 관심을 가져보라고 권유를 했다. 군 제대 이후 98년도에 제주경마장 말관리사로 입사했다. 조랑말 경주 위주인 제주경마에 아쉬움이 있었다. 세계적으로 공통으로 펼쳐지는 '서러브렛 경주'를 제대로 배워보고 싶어 부경경마장 개장에 맞춰 부산으로 오게 됐다.

* 서러브렛(Thoroughbred) : 말의 품종 중에서 수백년간 철저하게 경마를 위해 개량된 품종으로서 속도가 빠르고 체력이 좋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강은석 : 제주도에서 말 운송기사로 일했다. 뜻하지 않게 말을 자주 보게 되면서 관심을 가지게 됐다. 처음에는 제주육성목장에 몸을 담았다. 이후 2004년에 부경경마장으로 이동하면서 지금까지 말(馬)과 함께 하고 있다.

팀원들과 고되지만 행복했던 기억도 많아

김보경 : 민장기 조교사님과 부산경마장으로 무대를 옮기면서 처음 5년은 적응하는데 힘들었다. 제주경마와는 다른 '더러브렛' 경주마 경기에 익숙치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 마방(스포츠로 치면 팀 개념)이 부산경마 30개의 마방들 중 꼴등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민 조교사와 나를 포함한 말관리사 팀원들 모두 새벽부터 저녁까지 함께 고민하고 다양한 경주마 훈련법을 시도하면서 팀 성적이 차츰 좋아지기 시작했다.

강은석 : 지금은 은퇴했지만 '경부대로(수말, 국산)' 경주마가 기억에 남는다. 오문식 조교사님과 팀원들이 애정을 갖고 키운 말이다. 4년의 선수생활동안 벌어들인 상금만 24억원에 달한다.

경부대로는 오른쪽 뒷다리 수술로 고질적인 염증이 발생해 함께 고생했다. 2014년 서울에서 펼쳐진 대통령배(11월), 그랑프리(12월) 메이저 경마대회에서 연달아 우승을 차지해 부산경마의 자존심을 세웠다. 수의사 치료뿐만 아니라, 자가치료를 병행하면서 동고동락한 말이다.

끊임없이 공부해야 하는 직업...현장경험은 기본, 최고 전문가 돼야

김보경 : 말관리사는 훈련, 사양, 보건까지 현장에서 많이 배우는 직업이다. 다만 스스로가 계속 공부해야 앞서 나갈수 있다. 조교사가 될 수 있는 기회는 모든 말관리사에게 열려있지만 기회를 잡기위해서는 꾸준한 노력으로 전문가가 되돼 한다. 말 관련서적 탐독, 페이스북, 유튜브 영상 시청 등 새로운 지식을 쌓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

강은석 : 경험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해 말 조련사와 승마지도사 자격증을 땄다. 이론공부도 병행돼야 한다. 새로운 말이 들어오면 제일 먼저 맞이하는 사람이 말관리사다. 새벽부터 나와 저녁까지 가족보다 더 오래 있다. 말이 어떤 행동을 하든 전부다 캐치할 수 있어야 한다. 수의사와 계속 대화하고 전문적인 진료지식을 배우려고 한 게 도움이 됐다.

기본에 충실한 조교사 되겠다...팀원 안전이 제일 중요



▲ 강은석 조교사가 새벽 경주마 훈련을 하고 있다/제공=렛츠런파크 부산경남
김보경 : 경주마 특성에 따라 훈련방법은 각양각색이다. 말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고 받아 들일 수 있는 훈련을 하는 게 중요하다 생각한다. 말에 맞게 단계별로 훈련하면서 계속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볼 생각이다.

이를 위해서는 팀원들과의 화합이 가장 중요하다. 믿음과 신뢰로 팀원들과 멋진 팀을 꾸려나가고 싶고, 팀원들이 나처럼 꿈을 꾸며 성장할 수 있게끔 최대한 조력하겠다.

강은석 : 훈련방법이란 게 딱히 없다. 영국연수에서 배운 건 기본에 충실한 훈련이었다. 반복적인 '워밍업ㆍ쿨링다운' 훈련으로 경주마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올리겠다.

경마현장은 첫째도, 둘째도 안전이다. 조교사뿐만 아니라, 말관리사들은 몸이 재산이다. 따라서 팀원들이 주기적으로 스트레칭해 몸을 풀어줘야 하고, 행동 하나하나에 주의를 환기시키겠다.

자체교육, 지식함양 등 발전하는 팀을 만들어 보겠다. 즐겁게 일하려 한다. 휴가도 허용범위 내에서 최대한 보낼 예정이다.

지난 일련의 불미사고는 모두에게 아픔 줘...'다시 한번' 일어서야

김보경 : 지난해 부산경마장에서 일어난 사고는 나에게도 큰 아픔이었다. 나 역시 말관리사다. 누구보다 어려움을 잘 안다. 한국경마가 발전하는데 마주, 조교사, 기수, 말관리사, 한국마사회 모두 필수적인 존재들이다. 서로간의 입장을 이해하고 양보하면 좋은 결과 있을 거라 믿는다.

강은석 : 경마분위기가 예전만큼 활기차지 못한 것 같다. 경마장 입장인원도 줄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즐겁게 화합하면 경마를 보는 고객분들도 즐거운 마음이 생기지 않을까(?). 부산경마 더 나아가 한국경마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길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김보경 조교사는 민장기 조교사(부경 21조)에게, 강은석 조교사는 오문식 조교사(부경 3조)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한솥밥을 먹은 말관리사가 이제 '조교사'란 뱃지를 달고, 그간 함께한 스승과 경쟁을 펼치게 됐다.

최고의 말관리사와 최고의 조교사가 만들어내는 앞으로의 경마예술무대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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