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데이] 최초 작성일 : 2018-12-13 06:00:52  |  수정일 : 2018-12-13 06:05:28.050 기사원문보기
18년 만에 장애인 동생과 함께 살게 됐다

[이투데이 김소희 기자] 태어나서 열 세살이 되던 해, 누군가 '이제 네가 살던 가족들과 떨어져 한 번도 가 본 적 없는 곳에서 모르는 사람들과 평생을 살아야 한다. 그게 네 가족의 생각이고 거절할 권리는 없다'고 말한다면? '어른이 되면'의 작가이자 동명의 영화를 만든 장혜영 감독의 한살 어린 여동생이자 책의 그림을 그린 장혜정 씨가 실제로 겪은 일이다.

'어른이 되면'은 화제의 유튜브 채널 '생각많은 둘째언니'의 운영자이자 뮤지션, 작가 등 다방면으로 활동 중인 둘째언니 '혜영'과 흥 많은 막내동생 '혜정'이 18년 만에 함께 살기 시작하면서 겪는 좌충우돌 일상 이야기를 담고 있다. 두 자매의 400일간의 특별한 일상은 책으로 출판돼 화제를 모았다. 영화 '어른이 되면'은 13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혜영'과 흥 많은 막내동생 '혜정'의 이야기는 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게 됐을까. 이야기는 "왜 누군가를 돌본다는 것이 다른 누군가가 자신의 삶을 포기해야 한다는 뜻이 되어야 할까"라는 의문으로부터 출발한다.

시작은 혜정 씨가 발달장애를 겪게 된 후부터다.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시설로 보내진 혜정 씨와 부모님의 이혼으로 가족은 뿔뿔이 흩어졌다. 이후 장 감독은 18년간 시설에서 살았던 발달 장애인 동생 혜정 씨를 데리고 나와 함께 산다. 그때 겪은 평범하고도 특별한 일상이 '어른이 되면'의 책과 영화에 고스란히 담겼다.



장 감독은 어느순간 동생의 삶을 동생이 한 번도 스스로 선택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때부터 동생이 시설에 살아야 하는 것에 의문을 가지기 시작한다. 진짜로 동생을 위한 것인지, 우리 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수 없는지에 대한 의문 등이다. 차별적인 시선이 없는 곳에서 마음껏 공부하던 장 감독에게 동생 혜정 씨의 처지는 마음 한편의 납덩어리 같았다.

장 감독은 책과 영화를 통해 '돌봄이란 무엇인가'에 관한 묵직한 메시지를 불편하지 않게 전한다. 물론 혜정 씨를 통해서다. 유튜브 브이로그를 통해 혜정 씨가 카메라에 부담을 가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책 그리고 영화 작업까지 이어졌다.

'어른이 되면'의 제목은 혜정 씨의 아이디어다. "어른이 되면 할 수 있어?" 혜정 씨는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없을 때면 이렇게 묻곤 했다.

장 감독은 지난 4일 서울 cgv용산에서 열린 영화 '어른이 되면' 시사회에서 자신과 동생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 이유에 대해 "우리끼리의 이야기로 남기기보단 더 많은 사람에게 이 과정을 공유해 장애인과 우리나라 시스템에 대해 나누고 생각하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장 감독은 직접 작사·작곡한 6곡의 음원 cd도 책과 함께 내놨다.

"무사히 할머니가 될 수 있을까 죽임 당하지 않고 죽이지도 않고서…. 굶어죽지도 굶기지도 않으며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 -'어른이 되면' ost '무사히 할머니가 될 수 있을까'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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