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데이] 최초 작성일 : 2019-11-21 10:09:29  |  수정일 : 2019-11-21 10:12:40.373 기사원문보기
'DLF·ELF' 은행서 퇴출, 예금·펀드 창구 분리…DLF 대책안 '속도'

[이투데이 김범근 기자] 사모로 발행되는 고위험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와 신탁 상품이 내년 은행 창구에서 사라진다. 예ㆍ적금과 펀드 창구를 분리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dlf 손실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한 대응책이다.

금융당국은 14일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대책을 내놓고 고위험 사모펀드와 신탁의 은행 판매를 제한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이란 새로운 개념을 도입했다. 파생상품이 내재돼 투자자가 이해하기 어렵고 원금을 20% 이상 잃을 수 있는 상품이 대상이다.

금융당국은 이번에 대규모 손실 사태를 낳은 dlf, 주가연계펀드(elf), 파생결합증권신탁(dlt), 주가연계신탁(elt) 등 4개를 은행 판매가 금지되는 대표적인 상품으로 꼽았다. dlf와 dlt는 파생결합증권(dls)을, elf와 elt는 주가연계증권(els)을 각각 펀드와 신탁에 편입한 상품을 말한다.

els는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고, dls는 그 외 금리ㆍ신용ㆍ원자재ㆍ환율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상품이다. 이들 상품은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기간 정해진 구간에서 움직이면 약속한 수익률이 보장되나 해당 구간을 벗어나면 원금 손실을 볼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된다. 금융투자상품 위험등급(5등급) 중 원금 20% 이상 손실이 가능한 상품은 초고위험(1등급)으로 분류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원금 비보장형 파생결합증권 가운데 원금의 20%를 넘는 손실 위험이 있는 상품 규모는 74조4000억 원이다. 현재 시중은행이 판매하는 고위험 dlf 가운데 사모펀드를 판매 제한 대상으로 보고 있다.

증권신고서 제출, 분산투자 의무 적용 등 투자자 보호가 상대적으로 나은 공모펀드는 규제 대상이 아니다.

따라서 은행이 dlfㆍelf 상품을 팔려면 공모 형태를 갖추거나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기준 적용을 받지 않도록 상품 설계 구조를 바꿔야 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에서 판매한 원금 비보장형 dlf와 elf를 살펴봤을 때 원금 손실 가능성이 20% 넘는 상품이 대부분이었다”며 “대책에 따라 안전자산 편입 비중을 더 높이는 등 고난도 사모펀드 규제를 받지 않는 새로운 상품들이 많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dlf 재발 방지 항목 중 법 개정 사안 외에 보완 조치들은 당장 내달부터 시행된다. 자본시장법, 은행법, 보험업법 등 각 법률 시행령을 개정하기에 앞서 먼저 행정 지도로 투자자 보호 조치를 강화할 계획이다.

우선 공모 규제 회피를 위한 ‘쪼개기’ 판매를 사전에 차단하고자 동일 증권의 판단 기준을 강화한다. 또 새로 도입할 고난도 금융투자상품(파생상품+원금손실 가능성 20% 이상)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증권신고서의 일괄 신고를 금지하는 등 기준도 강화한다.

이번 사태를 키운 원인 중 하나인 주문자 상표부착생산(oem) 펀드에 대해서도 적용 기준을 최대한 폭넓게 해석해서 감독 방향을 업계와 공유할 예정이다.

당국은 고난도 상품이 아니라 하더라도 원금 보장형이 아닌 상품에 대해서는 판매 지점(직원)과 고객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은행 자체 지침을 마련하기로 했다. 최대 손실률이 일정 수준 이상이면 아예 판매 창구를 따로 구분해두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실제 은행 창구에 가보면 펀드 판매와 예금 거래 창구가 섞인 경우가 많다”며 “예금 잔액이 많은 고객이 가면 펀드를 권유하는 사례가 있어서 두 상품의 창구를 두드러지게 구분하게 하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에 이어 내달 중 전체 은행의 준법감시인을 대상으로 재차 워크숍을 열고 소비자 보호를 위한 내부 통제를 철저히 하도록 지도한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이 도입한 금융투자상품 리콜제(철회권)나 숙려제도는 다른 은행으로 확산을 유도한다.

은행 핵심성과지표(kpi)에는 고객 수익률을 반영하도록 하고, 프라이빗 뱅커(pb) 전문성을 강화한다. 은행들은 금융당국이 법 개정 전에 우선 시행하려는 조치들을 대체로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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