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만 심한 줄 알았더니…섬 10곳 중 8곳 대중교통 없어
여객선만 심한 줄 알았더니…섬 10곳 중 8곳 대중교통 없어
  • 조남준 기자
  • cnj@energydaily.co.kr
  • 승인 2023.04.02 12: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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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4개 유인섬 대상 국내 최초 육상교통 실태조사
여객선·도선 요금도 버스·지하철처럼 ‘대중교통화’
한국섬진흥원, 2022년도 정책연구과제 성과 발표
섬진흥원, 섬 해상·육상체계 개선 혁신방안 제시
지난해 12월 20일 한국섬진흥원 3층 KIDI홀에서 2022년 연구심의원원화가 열리고 있는 모습 

 [에너지데일리 조남준 기자] 섬 지역 대중교통화가 앞당겨지고 있다. 국내 섬 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국책 연구기관 한국섬진흥원이 섬 해상·육상체계 개선을 위한 혁신방안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31일 한국섬진흥원(KIDI, 원장 오동호)에 따르면 국내 464개 유인도 중 섬 내 대중교통 수단이 없는 섬은 373개(8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73개 섬에는 여객선·도선조차 다니지 않는다. 이는 국내 최초 섬 내 육상교통 현황 확보에 따른 것이다.

그마저도 대중교통이 있는 섬 지역(91개)의 버스 노선당 1일 평균 운행횟수는 6.6회로, 전국 평균 20.9회보다 14.3회 가량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섬을 오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지난 2020년 대중교통법 개정으로 연안여객선이 대중교통 수단에 포함됐지만, 여전히 여객선 운임비는 천차만별로 제각각인 상황이다.

실제, 섬 주민들은 항공기보다 비싼 운임료(km당 운임 단가)를 내고 여객선을 이용하고 있는가 하면, 이마저도 잦은 결항으로 불편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섬을 오가는 여객선·도선의 운임비도 버스·지하철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섬진흥원의 1호 과제로 ‘섬 교통체계 혁신방안 연구’가 설정된 것도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  이 과제는 섬 주민의 교통 기본권 보장을 위해 초점이 맞춰졌다.

지난해 3월부터 11월까지 9개월간 이뤄진 연구는 섬 주민 교통만족도 조사, 교통시설 접근성 평가, 섬 유형별 현장조사를 통해 체계적인 대응방안이 마련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유인도 464개 섬 주민 1천여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교통만족도 조사는 해상교통과 육상교통으로 구분해 진행됐다. 

해상교통 관련, 섬 주민의 주된 개선희망 사항(중복응답)은 ▲여객선 운항 시간의 연장이 50.2%(506명)로 가장 높았으며 ▲운항 여객선 수 확충(484명, 48.1%) ▲운임요금 조정(284명, 28.2%) 등 순으로 조사됐다. 

육상교통과 관련(중복응답)해서는 ▲섬 내 도로 포장 및 도로 표면 관리(690명, 68.5%) ▲도로 폭 확장(686명, 68.1%)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중교통 수단이 도입된 섬(중복응답)에서는 ▲운행횟수의 확충(566명, 56.2%)과 ▲교통수단의 도입(476명, 47.2%)을 희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섬 교통체계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서는 ▲연륙·연도사업이 마무리된 섬과 ▲인구 1천명 이상인 섬에서 전반적으로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섬 교통시설 접근성 평가는 육지와 섬으로 분류되어, 여객터미널까지의 접근 과정, 터미널 내부 이용, 여객선까지의 접근과정, 여객선 내부 이용과정 등이 평가됐다. 그 결과, 육지보다 섬의 접근성이 전반적으로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섬 유형별 현장조사에서는 섬 주민이 겪고 있는 불편사항을 7개 유형으로 분류해 각 유형에 알맞은 섬을 선정, 현장조사 및 사례분석이 이뤄졌다. 

 현장조사에서는 섬 현장 전문가, 섬 주민, 담당 지자체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를 통해 섬이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문제점을 도출했다.

영광-안마도 오가는 여객선
영광-안마도 오가는 여객선

한국섬진흥원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섬 교통체계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7대 혁신방안(▲여객선 공영제 도입 ▲섬 교통수단 대중교통화 실현 ▲섬 내 교통체계 개선 방안 마련 ▲연륙·연도에 따른 부작용 개선 ▲각종 규제개선 사항 ▲항공교통수단의 도입 ▲첨단기술을 활용한 교통수단 및 제도의 다변화)를 제시했다.

특히 섬의 해상교통과 더불어 지금까지 주목받지 못했던 섬 내 육상교통, 첨단기술의 적용 도입 등 섬과 관련된 교통체계에 대한 통합적 접근을 통해 해상, 육상, 항공교통을 아우르는 혁신방안이 마련된 점이 주목할만하다. 

섬 내 육상교통체계에 대해서는 도로 정비를 위한 체계와 제도를 마련하고 대중교통 및 대체교통 수단의 확대 도입을 제언했다.

또한 백령공항, 흑산공항의 조속한 추진 및 소형항공이 필요한 섬 추가 검토와 첨단기술을 활용한 교통수단으로써 도심항공교통(UAM: Urban Air Mobility) 활용 등에 대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오동호 한국섬진흥원장은 “이번 연구는 섬 주민의 교통 기본권을 보장하고 섬 교통체계의 문제점을 도출하기 위해 법·제도분석 등 꼼꼼한 연구, 조사가 성실히 이뤄졌다”면서 “교통 기본권뿐만 아니라 섬 주민 분들께서 그간 누리지 못했던 기본권을 되찾을 수 있도록 실사구시형 정책 개발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섬진흥원은 ‘섬 교통체계 혁신방안 연구’ 성과 발표를 시작으로 매주 1회씩 총 7차례에 걸쳐 보도자료를 통해 2022년도 연구과제 내용을 홍보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관련 정부 부처와 유관기관, 학회 등이 개최하는 각종 학술대회, 토론회 등에 참여해 연구성과 확산에 나선다.

지난 2021년 10월 8일 출범한 한국섬진흥원은 전국의 섬 육성, 정책개발과 보전·관리에 관한 연구·조사를 수행하는 기관으로, 정부 부처별로 분산된 섬 정책을 책임지는 행정안전부 산하 국책 연구기관이다. 국내의 섬 정책 연구 성과를 다른 해양 국가들도 차용할 수 있도록 정책적 롤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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