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는 각자의 경험·재능 등을 토대로 걸어온 발자취가 길이 되어 자신만의 커리어(career)를 만들어온 사회인입니다.

사회인으로서 각각의 커리어는 다르지만 우리는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다음 세대를 위해 더 나은 세상을 물려주는 일을 생각합니다. 누군가의 자녀 혹은 부모로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겠지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커리어톡]은 자신만의 커리어로 세상을 좀 더 환하게 만드는 ‘빛’이 되는 사람들을 조명합니다.

남원시립소년소녀합창단이 2017년 이탈리아 피렌체 베끼오궁전에서 공연을 하고 있따. [사진=김종희 지휘자 제공]
남원시립소년소녀합창단이 2017년 이탈리아 피렌체 베끼오궁전에서 공연을 하고 있따. [사진=김종희 지휘자 제공]

춘향이 기억하는 봄바람 사랑 이야기의 고장 전라북도 남원시는 전통적으로 유서 깊은 도시다. 광한루원과 춘향테마파크로 대표되는 이곳은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며 관광도시로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남원시에도 고민은 깊다. 최근 소멸 위기에 처한 지방도시들의 운명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인구 8만이 안 되는 현실 속에 관광뿐 아니라 다른 측면에서도 지역 발전의 원동력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남원에서 태어나고 자란 김종희 지휘자는 이곳에서 세계적인 리더가 나올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자는 취지에서 남원어린이합창단을 만들어 18년째 운영해오고 있다.


(소개) 남원어린이합창단 소개 부탁한다.


남원시립소년소녀합창단은 ‘꿈을 향한 천사들의 합창’이라는 슬로건으로 미래의 주역이 될 남원의 유·청소년들에게 합창음악을 통해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인재양성과 정서함양을 목적으로 2006년 창단되었습니다.

매년 정기연주회와 뮤지컬, 찾아가는 음악회와 초청연주 등을 하고 있으며, 2017년 이탈리아 피렌체와 2019년 중국 조장과 청도에서 열린 세계어린이문화예술축제에 초청되어 뜨거운 호응과 찬사를 받았습니다.

지금까지 28회의 정기연주회를 통해 동요, 가곡, 민요, 뮤지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연주하고 있으며, 아름다운 하모니와 수준 높은 공연으로 ‘사랑의 도시 남원’을 널리 알리는 문화사절단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사회공헌) 남원시 지역사회에 어떻게 공헌해왔는가?


매년 2회의 정기연주회와 뮤지컬 공연을 통해 시민들에게 클래식 문화혜택을 제공해왔습니다. 도농복합도시인 남원은 국악 외에 별다른 문화혜택을 누릴 수 있는 여건이 없습니다.

그런데 저희 남원소년소녀합창단의 연주와 뮤지컬 공연은 시민들의 문화욕구를 해갈하는 단비인 셈입니다. 또한 노인요양시설로 찾아가는 음악회를 통해 거동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에게 기쁨을 드린 점입니다.

요양시설 어르신들에게 노래와 율동을 선사하였고, 연주 후 우리 아이들이 어르신들을 직접 안마도 해드리는 시간들을 통해 기쁨을 안겨 드린점입니다. 2020년 초 코로나19가 경북 대구지역에 기승을 부릴 때 남원시봉사단체에서 ‘사랑의 마스크’를 만들어 대구에 보내는 사업을 했었습니다.

그때 마스크 만들기 봉사하시는 봉사단체 회원들을 위해 ‘코로나 송’을 연주해 드렸습니다. 당시 봉사단체 회원님들이 힘든 작업을 하시면서도 아이들의 노랫소리에 흥얼거려주시고, 함께 호응도 해주셔서 매우 뜻깊었습니다.


(현재 과제) 대도시가 아니라 지방인만큼 합창단을 구성하고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더다. 남원이라는 지역사회 안에서 18년을 운영해왔다고 하는데, 어떤 마음으로 운영해왔는지 또 운영하면서 있었던 인상깊었던 에피소드 부탁한다.


이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서는 제 개인적인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저는 남원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때 음악을 시작하여 지금까지 다양한 활동들을 해왔습니다. 그러면서 이 작은 시골의 도시에서도 세계적인 리더자가 나올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자는 의미에서 남원어린이합창단을 창단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희 남원소년소녀합창단의 슬로건이 ‘꿈을 향한 천사들의 합창’입니다. 초창기부터 이 슬로건으로 비록 작은 시골 도시인 남원, 인구소멸위기도시인 남원이지만, 이 작은 도시에서 꿈을 꾸고, 그 꿈을 위해 한발 한발 내딛는 아이들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 아이들이 음악계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리더로서 대한민국과 세계를 선도하는 아이들로 성장하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이렇게 설립된 어린이 합창단이 당시 시장님께서 시립소년소녀합창단으로 승격시켜주셔서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남원시가 저희 합창단이 품은 뜻을 알아봐 주셔서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주셔서 지금까지 이렇게 성장하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인상 깊었던 때는 2017년 이탈리아 피렌체 연주였던 것 같습니다.

저희가 이탈리아 피렌체 베키오 궁전에서 연주를 통해 이탈리아 국민들에게 한국의 아리랑, 부채춤까지 선사하였습니다. 13세기에 지어졌고, 정부청사로 활용되는 그곳에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천사들(남원시립소년소녀합창단원들)이 우리의 노래 아리랑을 부를 때의 그 감격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향후 과제) 전북에서 유일하게 합창단을 운영하고 있다고 들었다. 전북을 대표한다는 마음이 상당히 클 것 같은데, 다른 합창단에 비해 어떤 특색이 있는지 부탁한다.


저희 남원시립소년소녀합창단은 전북 유일의 시립소년소녀합창단입니다. 그래서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는데, 그만큼 주어진 무게도 큽니다.

남원은 소리의 고장, 동편제의 발원지, 전통문화의 본향입니다. 그래서 저희 남원시립소년소녀합창단은 서양음악과 전통음악을 접목하여 음악회를 구성한다는 점입니다.

지역적 특색 때문인지 끼를 가진 어린이들이 많고, 특히 전통문화에 대한 조예가 깊은 선생님들이 많이 계셔서 교육여건이 너무 좋습니다. 이러한 지역적 특색이 다른 타 시군의 시립소년소녀합창단과 차별되는 부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부탁한다.


남원시립소년소녀합창단이 이번 KBS사회봉사단과 생존여성독립운동가 오희옥 지사를 위한 음악회에 함께 참여할 수 있어서 매우 영광입니다. 당시 여성의 몸으로 독립운동에 참여하신 그 뜻을 후대인들이 잘 받들어 이어가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이러한 뜻깊은 행사에 남원시립소년소녀합창단이 고향의 봄, 망향, 어린이날 노래 등을 오희옥 지사님과 여러분들께 전해 드리게 된 것이 매우 뜻깊다 하겠습니다.

오희옥 지사님이 건강한 몸으로 고향집으로 돌아갈 날을 기대하며 ‘고향의 봄’과 ‘망향’을, 소파 방정환 선생님이 어린이날을 제정한 지 100주년을 기념하여 ‘어린이날 노래’를 부른 점이 매우 기쁩니다. 생존 여성 독립운동가 오희옥 지사님이 간절히 기다리는 집에 가는 봄날이 빨리 오기를 마음 모아 기원합니다.

김태훈 기자 kth@tleaves.co.kr

저작권자 © 더리브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