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뭐만 하면 ‘서로’ 잘못한 거라는 예비신랑’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돼 누리꾼들의 관심을 사로잡고 있다.
글쓴이는 결혼을 석 달 앞둔 예비신부로, 만남과 예식 준비 과정에서 반복된 갈등의 핵심이 “책임 회피와 공동책임화(서로 잘못)”라는 점을 호소했다.
사연에 따르면 예비신랑은 본인이 정한 약속을 잊거나 준비를 소홀히 한 상황에서도 사과 대신 “우리 서로 예민했다”, “서로 정신없었다”는 식으로 결론을 맺는 버릇이 있었다.
글쓴이는 구체 사례로 두 가지를 들었다. 먼저, 본인이 예약한 맛집 약속을 잊고 7시 약속 시간에도 나타나지 않자 전화 후에야 “지금이라도 나가야겠지?”라며 결정을 상대에게 미루는 태도를 보였다는 것. 이후 사과 통화에서 “이번엔 서로 예민했다”는 말로 갈등이 재점화됐다고 전했다.
또한, 비 소식이 있어 우산을 챙기자고 했으나 예비신랑이 고집을 피워 글쓴이가 작은 우산만 들고 나왔고 결국 비를 많이 맞게 됐다. 글쓴이는 '이미 일어난 일이니, 우산 챙기라고 하지 않았느냐는 말은 굳이 안 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카페에 몸을 숨긴 뒤 발생했다. 예비신랑이 “우리 오늘 서로 정신없었네. 나는 우산 안 챙기고 너는 3단 작은 거 챙기고”라며 상황을 ‘서로의 미흡’으로 묶어 표현해 상처를 받았다고.
글쓴이는 “그럴 때라면 ‘우산 고집해서 미안하다, 네 우산 덕에 덜 젖었다’가 맞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글쓴이는 “사과 과정에서조차 ‘서로’라는 단어로 내 책임을 끌어들인다. 말꼬리를 잡는다고 역정을 내 화해가 무산되는 일이 잦다”며 현재 냉전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평생 저 말을 들을 자신이 없어졌다. 지금 멈추는 게 맞는 것 같다”고 결혼 재고 의사를 내비쳤다.
다행히 결혼 소식을 널리 알리진 않았다며 주변 파장을 최소화하고 싶다는 속내도 덧붙였다.
해당 글에는 “사과의 핵심은 책임 인수인데 매번 공동책임 프레이밍을 한다”, “회피·전가 패턴은 결혼 후 더 힘들어질 수 있다”, “문제는 실수 자체보다 태도”라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글쓴이는 “정이 떨어져서 싫어진 건지, 그 ‘서로’라는 말 하나에 무너진 건지 모르겠다”라며 혼란을 털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