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0여 년 동안 원자력 제조 및 설계기술을 국산화하고, 현재 국내에서 가동 중인 원자력발전소에 고품질의 연료를 전량 공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UAE 원전에 필요한 원자력연료 전량 수출 및 원자력연료 핵심부품과 서비스 장비 등도 수출하고 있다.
정창진 한전원자력연료 사장은 본지 창간 26주년 인터뷰에서 “현재 모든 면에서의 경쟁력을 완성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면서 “세계 원자력연료 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원자력연료 주기회사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정창진 사장과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 지난해 9월 한전원자력연료 사장으로 취임하신 후 8개월여의 시간이 지났다. 그동안의 소회를 말씀해달라.
▲ 취임한 2024년은 빠르게 변화하는 경영환경과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증대 등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결실을 맺은 한 해였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2023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회사 설립이래 최초로 최고등급을 달성하며 공공기관으로서 대외적인 위상을 제고했다.
또한 지난 2021년 경영관리본부장으로 부임한 이래로 고민 해온 경영철학과 경영목표를 집약한 ‘CEO 역점사업’을 지난 12월에 선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조직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했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래를 위한 청사진을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한편으로는 뿌듯함을 느낀다.
우리 회사는 세계적인 수준의 원자력연료 설계·제조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신성장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왔다. 우리 구성원과 함께하는 걸음이라면 불확실한 미래도 확실한 한 걸음 한 걸음으로 가시화할 수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
- 사장님께서는 취임하실 때 “한전원자력연료의 새로운 성장 경로를 마련하고, 세계적인 원자력연료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씀하셨다. 이를 구현하기 위한 전략과 과제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 지난해 연말 선포한 ‘CEO 역점사업’은 회사의 지속성장을 위해 ‘수출계약 1조 원 달성, 글로벌 원자력 주기 회사 도약’을 기치(旗幟)로 선정했다.
첫째는 해외사업 영역의 확장이다. 나날이 강조되는 탄소중립 및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과 AI 전력수요 증가의 영향으로 글로벌 원자력산업은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50년 원자력발전소 설비용량은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와 더불어 서방국가 중심으로의 공급망 재편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어려운 대내·외 여건 속에서도 원전수출 Team Korea에 적극 참여해 신규원전 수주를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기업과 긴밀한 협업으로 성과를 창출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자 한다.
둘째로 글로벌 SMR 시대 개막에 따른 한전원자력연료의 위상과 역할을 강화할 방침이다. 국내·외 SMR 사업전략 수립과 안정적인 연료 공급을 위한 선행주기 확장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글로벌 SMR 개발 선도사 및 국내·외 사업참여자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을 통해 혁신형 SMR 기술개발을 가속화해 국내·외 SMR 시장을 선점하고, 한전원자력연료 주도 LEU(Low Enriched Uranium)+ 및 ATF(Accident Tolerant Fuel) 국가 기술개발과제를 추진, 안전성·환경성·경제성 제고를 통한 차세대 시장 선점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셋째는 디지털 KNF 구축을 통한 미래 혁신 생산체계 선도다. 이를 위한 도전과제는 AI(인공지능)를 접목시킨 미래형 혁신공장 구축이다. 미래시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LEU+ 원자력연료 제조기술 및 상용화 공정을 구축하고, AI 등 최신 기술에 기반한 제조공정 자동화 및 고도화를 추진함으로써 불량 Zero, 무결점 원자력연료 제조공정을 구축하고자 한다. 또한 제조 지능화 디지털 인프라(K-MES) 및 차세대 설계환경 구축과 더불어 AI 기술을 활용한 KNF GPT 생성형 사무자동화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경영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생산관리 프로그램 신규 도입 및 공정효율 극대화를 위한 기술개발 추진과 재무관리 TF 및 표준원가시스템 도입을 통한 생산원가 혁신을 통해 3대 생산혁신(생산공정, 생산관리, 생산원가)을 이루어 글로벌 역량을 제고해 나갈 방침이다.
- 한전원자력연료가 올해 추진할 주요 사업계획이 궁금하다.
▲ 먼저, 경영 리스크관리를 통해 재무 건전성 향상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세계경제가 고비용시대로 전환되고 있으며, 이로 인한 고물가·고환율의 상황이 고착화되고 있는 지금, 어느 때보다도 재무 리스크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과 관리가 필요하다. 금융시장에 대한 철저한 모니터링과, 투자·자금관리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 시장지표와 변동성에 대한 신속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한편, 수율과 공정별 원가관리로 가격경쟁력도 높여 나갈 계획이다.
둘째, 경영혁신을 통해 정부 정책 이행력을 높이고 활력있는 기업문화를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전력수급기본계획과 원전 로드맵을 반영한 안정적인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해외사업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조직의 유연화 및 자원배분을 최적화하고자 한다. 더불어 제조혁신을 통한 생산성 제고와 미래 생산 체계 구축을 위해 스마트 제조시스템의 완성, 제조 현장 디지털 전환도 차질 없이 추진할 방침이다.
셋째, 효율적인 R&D 투자로 원자력 기술을 선도하는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 미래 성장을 위한 글로벌 경쟁력은 기술력으로부터 나온다. 고유연료 모델과 신소재 개발을 완성하고, 안정성과 친환경성 기술개발도 촉진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차세대 원전시장 선점을 위한 신연료 개발을 통해 미래 핵심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한다.
- 한전원자력연료는 해외사업 확대를 위해서도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를 위한 행보를 소개해 주신다면.
▲ 최근 발간된 Global Fuel Market Outlook에 따르면, 세계 원자력연료 기업은, 미국 WEC와 GNF, 프랑스 Framatom 등의 ‘Mega Vendor’와 우리 회사와 러시아 TVEL사 등의 ‘International Supplier’, 나머지 일본, 스페인, 브라질, 중국 등 많은 국가의 기업들이 포함된 ‘Regional Supplier’로 구분된다.
지금까지 구축된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사업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마켓을 3개 유형으로 구분해 추진하고자 하며, 이 전략을 ‘KFC’라고 명명하고 있다.
첫 번째는 ‘Korean Consortium’으로 EUR 인증과 택소노미 등 해당 국가의 Requirements에 Align된 기술개발과 엔지니어링 확대를 통한 Team Korea 수주경쟁력을 높이고, 두 번째로는 ‘Friend Shoring’으로 정세를 적극 활용해 Global Player와 긴밀한 협업을 이어갈 방침이다. 마지막으로 ‘Captive Market’ 추진 전략으로 UAE 원전사업에 대한 지배력을 높여 후속사업과 중동지역 사업진출의 거점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 한전원자력연료가 지금까지 거둔 대표적인 성과는 무엇인지, 그리고 앞으로의 청사진을 소개해 주신다면.
▲ 황무지에 있던 한국의 원자력은 각 분야에서 역할을 다한 원자력인들의 헌신이 있었고, 2009년 UAE를 시작으로 원자력 해외 수출국으로 거듭났다. 그 속에서 한전원자력연료는 1982년 창립 이래 지난 40여년 동안 원자력연료 기술자립과 국산화를 이루며 성장해 왔다.
2024년에는 사상 최고의 재무성과를 이루었고, 사상 최초로 청렴도 1등급을 달성했으며, 최대 규모의 해외 수출도 이룬 바 있다. 특히 3공장의 준공, 고유연료 모델인 HIPER16의 상용원자로 장전, 고유설계코드의 국내·외 원전 본격 적용 등 Capacity와 Hardware, Software 모든 면에서의 경쟁력을 완성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준비도 마쳤다.
이같은 성과가 퀀텀 점프의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한편, 세계 원자력연료 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원자력연료 주기회사를 만들어 가겠다.
- 마지막으로 사장님께서 바라시는 한전원자력연료의 모습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 대추 한 알도 저절로 붉어질 리 없듯이, 지금껏 이뤄온 모든 성과 하나하나는 어려운 시간을 이겨낸 임직원들이 함께했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무엇보다도 노와 사, 구성원 모두가 소통과 신뢰로 하나가 되고 연대와 협력으로 함께하는 공동체를 만들어 가겠다.
아울러 성공 DNA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고, 성과는 더욱 커질 수 있도록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해 명품 공공기관으로 자리매김하는 한편, 원전 수입국에서 원전 수출기관으로 성장해 왔듯이 ‘Fast Follower’에서 ‘First Mover’로 진화해 나가겠다. 대외적으로는 경쟁력을 갖추고 내부적으로는 구성원 모두가 행복한 회사의 모습으로 새로운 40년을 열어 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