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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주진노 기자) 개봉을(28일) 하루 앞두고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17(Mickey17)’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봉준호 감독이 할리우드에서 선보이는 새로운 SF 장르 작품이라는 점, 그리고 배우 로버트 패틴슨의 출연으로 더욱 이목을 끌고 있다.
이번 영화는 미국 작가 에드워드 애슈턴(Edward Ashton)의 소설 'Mickey7'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영화가 개봉되기 전에 원작을 예습하고 간다면 이번 작품의 즐거움이 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소설 'Mickey7'의 배경과 주요 콘셉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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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애슈턴의 소설 'Mickey7'은 미래 우주 개척 시대를 무대로 한다. 인류는 지구를 떠나 다른 행성으로 이주를 시도하고, 그 과정에서 미키(Mickey)라는 이름을 가진 주인공이 ‘익스펜더블(Expendable)’로서 임무를 수행한다.
익스펜더블(Expendable): 극도로 위험한 일에 투입되어 죽을 가능성이 큰 인물이나 도구를 말한다. 다만 'Mickey7'에서 ‘익스펜더블’은 죽더라도 새로운 육체로 ‘재생(복제)’될 수 있는 특수한 존재이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미키는 인류가 멸망 위기에 놓일 만한 임무에도 서슴없이 투입되는데, 죽어도 다시 ‘다음 버전’으로 부활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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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7’이라는 이름의 의미
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Mickey7’은 주인공의 일곱 번째 복제체를 의미한다. 미키가 죽을 때마다 과거 기억을 고스란히 이식한 새로운 복제체가 만들어지는데, 소설은 일곱 번째 버전의 ‘미키’가 주인공이 된 시점에서 펼쳐진다.
미키7 이전의 버전들, 즉 미키1 부터 미키 6까지는 이전 임무를 수행하다 죽거나 소멸되었다.
사건의 발단은 ‘미키7’이 운명적으로 죽음을 맞이해야 할 상황에 처하지만, 예상치 못한 사고로 인해 ‘미키7’이 완전히 사망 처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미키8’이 만들어지는 일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이는 우주선 내에서 하나의 “미키”만 존재해야 한다는 원칙을 위협하며, 소설의 갈등 구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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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독한 행성에서 펼쳐지는 생존기
소설의 주요 무대가 되는 행성 ‘니플하임(Niflheim)’은 극도로 추운 환경과 가혹한 자연 조건을 갖추고 있다.
개척 초기, 인류는 이 행성을 탐사하며 적대적인 환경과 식량난, 자원 고갈 등 수많은 문제에 부딪힌다.
미키는 위험 임무를 대신 수행하며 식민지 개척팀을 지원하지만, 끊임없이 “죽음→복제→재생”이라는 사이클에 노출된다.
'Mickey7'은 이 과정에서 주인공이 겪는 심리적, 도덕적 갈등을 정면으로 다룬다.
‘어차피 죽어도 부활하니까 괜찮다’는 인식은 과연 정당한 것인가?
부활한 ‘미키’는 과연 같은 인격체인가, 아니면 완전히 다른 존재인가?
■ 두 명의 미키, 두 개의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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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로 인해 살아남은 미키7과 새롭게 탄생한 미키8이 동시에 존재하게 되면서, 소설은 정체성과 인간성에 대한 더욱 심오한 질문을 던진다.
미키7과 미키8은 모두 자신의 기억, 감정을 공유하지만 동시에 서로 다른 존재로서 살아남기 위해 애쓴다.
이 비밀을 우주선 승무원들에게 들키지 않으려는 미키7의 고군분투, 그리고 ‘한 명’만 존재해야 한다는 원칙 사이에서 발생하는 긴장감이 소설의 가장 큰 축이다.
다른 승무원들은 “쓸모없는” 익스펜더블의 가치, 그리고 그 복제 존재의 역할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문제도 이야기의 갈등 요소가 된다.
■ 인간성을 묻는 SF, 그리고 봉준호 감독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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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key7'은 우주라는 광활한 무대를 배경으로 생존과 복제, 그리고 윤리적·철학적 질문을 폭넓게 던지는 SF작품이다.
끊임없이 죽음을 맞이하는 존재, ‘익스펜더블’을 통해 독자들은 다음과 같은 근본적 문제들에 대해 깊이 성찰하게 된다.
- 카피와 오리지널: 기억을 그대로 이어받았다고 해서 그 사람이 ‘진짜 나’라고 말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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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교체 가능성—임무 수행을 위해 개인이 손쉽게 대체되거나 희생될 수 있는 존재로 전락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은 오늘날 사회에서 '위험의 외주화' 문제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된다. 이는 개인의 소중한 생명과 사회 전반의 안전, 그리고 윤리적 가치에 대해 근본적인 성찰을 요구하는 문제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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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체성과 연대에 관한 문제: 동일한 기억을 가진 두 명의 미키가 과연 상호 협력을 통한 공존이 가능한지, 아니면 그 존재 자체가 서로에게 위협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소설이 전달하는 심오한 주제 의식과 독특한 전개 방식은 봉준호 감독 특유의 섬세하면서도 깊이 있는 연출 스타일과 어우러져 전혀 새로운 형태의 SF 영화로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관람포인트
■ 영화 '미키17', 어떤 새로운 해석을 보여줄까
봉준호 감독은 전작 '설국열차', '옥자' 등에서 이미 기발한 세계관과 날카로운 사회적 메시지를 결합해온 바 있다. 원작이 가진 정체성, 복제, 생존 윤리에 관한 소재가 감독의 시선으로 어떻게 재해석될지 궁금증이 커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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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라인업: 로버트 패틴슨을 비롯한 할리우드 명배우들이 참여해 섬세한 연기를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장르적 기대감: SF 특유의 스펙터클, 봉준호 감독의 사회 비판적 시선, 그리고 인간성에 대한 고찰이 조화를 이룰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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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과의 비교 포인트: 영화가 소설의 어떤 부분을 유지하고, 어떤 설정을 바꿀지, 그리고 결말이 동일하게 흘러갈지가 원작 독자에게는 또 하나의 재미가 될 것이다.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 예스24 도서 / MHN스포츠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