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윤송이 인턴 기자, 박연준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2025년은 어떻게 될까.
2024년 삼성 라이온즈는 하위권에 머물 것이라는 모두의 예측을 뚫고 정규 시즌 2위에 올랐다. 2021년 이후 첫 포스트 시즌 진출에 성공해 낸 삼성은 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도 우세라는 성적을 거두며 결국 9년만에 한국 시리즈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마운드부터 내, 외야 야수진까지 고른 활약을 보였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스토브리그가 시작된 지금, 야구팬들의 관심사는 자연스레 응원하는 팀이 다음 시즌을 어떻게 보낼까에 대한 예측과 기대로 향할 수밖에 없다. 과연 삼성은 2025시즌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또 2025시즌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2024시즌 삼성의 가장 큰 강점은 확고한 선발진이었다. 원태인은 15승을 거두며 데뷔 후 첫 타이틀 홀더 시즌을 보냈고, 코너와 레예스도 10승 이상을 거뒀다. 선발 전향 첫해를 보낸 좌완 이승현도 6승을 거뒀고, 백정현도 막판에 부진하기 전까지 복귀 이후 좋은 성적을 냈다. 황동재도 5선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 밖에도 상무에서 선발 투수로 등판했던 김윤수를 비롯한 선발 자원이 존재한다.
물론 한국 시리즈 도중 원태인이 입은 부상, 외국인 투수의 재계약 여부 등 내년 로테이션이 어떻게 흘러갈지를 종잡을 수 없게 만드는 요소들이 있다. 로테이션이 확립된다고 해도 늘 그렇듯 ‘부상이 없다면’ 그리고 ‘올해만큼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이라는 몇 가지 조건이 따라붙는다. 그러나 이는 반대로 말하자면 선수들이 올해만큼 해준다면 마운드의 견고함을 기대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여전히 삼성의 약점이 불펜에 있다고 지적하는 전문가가 많으나, 사실 수치상으로 보았을 때 올해 삼성 구원진이 거둔 성적은 나쁘지 않다. 2024시즌 삼성의 팀 구원진 평균 자책점은 4.94로 10개 구단 중 3번째로 좋았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가 계산한 바에 따르면 구원 투수의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를 의미하는 WAR 합산은 삼성이 8.75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는 선발 투수가 확실히 이닝을 책임질 수 있어 불펜의 부담이 자연스레 줄어들며 거둔 성적으로 보인다. 올해 삼성의 구원 투수가 소화한 이닝은 547이닝으로 10개 구단 중 4번째로 적었다.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고 투수진이 마운드에서 굳건하게 지키며 만들어낸 결과는 2024년 삼성의 실점은 719점. 10개 구단 중에서도 가장 적었다. 144경기를 치르는 동안 다른 구단에 가장 적은 점수만을 허락한 것이다.
좋은 흐름은 마운드에서만 있지 않았다. 삼성의 이번 시즌 가장 큰 강점은 수비에 있었다.
삼성은 총 81개의 수비 실책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이번 시즌 최소 실책 기록이다. 100개 이상의 실책을 저지르지 않은 팀은 삼성과 2위 두산이 유일하다.
이는 실제로 점수를 지키는 일에 큰 도움이 됐다. 삼성 투수들의 이번 시즌 자책점은 667점으로, 629점인 KIA와 657점인 LG에 이어 세 번째이다. 그럼에도 시즌을 최소 실점 팀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은 수비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총 실점에서 자책점을 뺀 값, 즉 수비로 인해 발생한 실점은 52점. 리그에서 가장 적을 뿐만 아니라, 이가 50점대에 그치는 팀은 삼성이 유일하다.
2024년 삼성 타선은 구장에 어울리는 타선을 구축하며 총 185개의 홈런을 때려내 팀 홈런 1위를 달성했다. 하지만 득점은 조금 아쉬웠다. 삼성의 2024년 총득점은 770점. 리그 평균인 774점에 비해서도 조금 미치지 못했다. 타율과 출루율에서 각각 리그 9위, 8위에 그친 영향으로 보인다. 2025년 더 높이 올라가기를 꿈꾸는 삼성이 해결해야 할 문제도 여기 있을 수 있다.
‘야구는 9회 말 2아웃부터’라는 말이 있다. 경기가 끝나기까지 아웃 카운트 하나만을 남겨둔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결과를 뒤집을 수 있기 때문에 생긴 말이다. 이 때문에 경기가 종료되기 전까지 승패를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 하물며 144경기를 치르는 시즌의 흐름을 미리 읽어내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어쩌면 이런 ‘끝나기 전까지는 모른다’는 점이 야구의 매력인지도 모른다. 지고 있는 경기라고 해도 뒤집을 수 있다는 희망 때문에, 야구에 열광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삼성 라이온즈의 2024시즌은 좋았다.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으나 한국 시리즈에 진출하며 가장 늦게까지 야구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팬들에게 2025시즌을 기대하게 했다.
한편, 좋은 시즌을 치르는 데 큰 역할을 한 선수들이 FA 시장에 나섰다. 반등에 성공한 김헌곤과 내야 사령탑 역할을 수행하던 류지혁이다. 좋은 성적을 거둔 만큼, 삼성이 스토브리그를 어떻게 보낼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사진 = 삼성 라이온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