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아와 루마니아가 내년부터 유럽 역내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솅겐 조약에 완전히 합류할 전망이라고 AP 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산도르 핀터 헝가리 내무장관은 이날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오스트리아·불가리아·루마니아 내무장관과 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불가리아와 루마니아가 솅겐 정회원이 되는 데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고 밝혔다.
솅겐 조약은 유럽 내 가입국 국경을 통과할 때 여권 검사와 같은 국경 통과 절차를 면제함으로써 자유로운 인적·물적 이동을 보장하는 협정이다.
두 나라는 2007년 유럽연합(EU) 가입 이후 솅겐 조약 가입을 추진해왔다. EU 집행위원회는 2011년, 2022년, 지난해까지 세 차례 이들 국가가 조약 가입을 위한 조건을 충족했다고 판단했다.
올해 3월부터는 솅겐 조약 가입국 내 항공·해상 국경 통제가 해제됐지만 오스트리아의 반대 탓에 육로 국경 검문은 유지됐다. 오스트리아는 육로까지 개방하면 불법 이민자 유입이 급증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하지만 오스트리아가 이날 회의에서 반대를 철회하며 불가리아와 루마니아는 솅겐 조약에 완전히 합류할 수 있게 됐다. 두 국가의 솅겐 조약 정회원 가입 여부는 12월 11일 EU 내무장관 회의에서 최종 결정된다.
핀터 장관은 연말까지 정회원 가입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양국이 공동으로 최소 100명의 국경수비대를 불가리아-튀르키예 국경에 파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불가리아와 루마니아가 부분 합류하기 전에는 EU 27개 회원국 중 23개국, 노르웨이, 스위스,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등 EU 비회원국 4개국이 솅겐 조약에 가입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일바 요한손 EU 내무담당 집행위원은 엑스(X·옛 트위터)에 게시한 동영상에서 "불가리아와 루마니아의 모든 국민이 솅겐 지역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질 수 있게 됐다"며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엑스에 "두 국가는 솅겐 지역에 완전히 속한다"며 "오늘 부다페스트에서 나온 긍정적인 결과를 환영한다. 2025년에는 솅겐이 더욱 강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