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은 사내 교육 어떻게 할까?..."자율적 학습문화 지향"

[ 사례뉴스 ] / 기사승인 : 2024-04-24 11:53:54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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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교육은 단순한 훈련을 넘어 기업의 중추적인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이는 기업이 직면한 복잡한 도전과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하며,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동력으로 작용한다.



직원들의 역량 강화뿐 아니라 혁신적 사고를 촉진하고 업무 품질의 향상을 이끌어내는 중요 수단으로 교육은 회사의 근간을 이루는 역할을 한다.



직원들이 학습을 통해 성장하면 곧 회사의 성장으로 이어진다. 개인의 기술과 지식이 향상됨에 따라 업무 효율성은 자연스럽게 높아지며 이는 고객 만족도 증가와 직결된다. 뿐만 아니라 교육은 직원들에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탐색할 기회를 제공하고 직무에 대한 만족과 몰입도를 높여 조직에 대한 충성도를 강화한다. 이런 동기 부여는 인재의 유치와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재직자들의 성장이 회사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오늘날, 교육은 더욱 중요해졌다.




배달의민족 학습플랫폼 '우아한러닝' [출처:우아한형제들]
배달의민족 학습플랫폼 '우아한러닝' [출처:우아한형제들]




우아한형제들 성장파트너팀은 조직 전체의 역량이 성장할 수 있도록, 구성원들의 성장을 돕고 있는 팀으로 배민 문화를 알 수 있는 배민컬쳐캠프부터 법정 필수 교육인 기본기 교육 뿐 아니라 리더십 콘텐츠, 잘하는 방법 등 구성원들에게 필요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구성원이 필요로 하는 데이터 추출 방법, SQL, 쿼리 등 니즈를 파악해서 클래스나 스터디를 만들고 필수적으로 '들어야'하는 기본 교육들을 사내 중요 이벤트와 같이 재밌게 만들고 있는 배민만의 특별한 교육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성장파트너팀 성호용 팀장은 사내 자체 인터뷰 콘텐츠에서 "저희 팀은 자율적인 학습 문화을 지향하고 싶었다. 학점 이수제도나 필수 이수시간 같은 제도를 두고 강제화하는 건 우리 문화와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교육이 아니라 학습"이라고 생각한다는 성호용 팀장과 더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Q. 배달의민족 ‘성장파트너팀’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성장파트너팀은 말 그대로 구성원과 조직이 성장할 수 있는 파트너 역할을 합니다. 구체적으로 리더십과 자발적 학습 문화를 만들려고 많이 애쓰고 있는 팀이기도 합니다.



회사가 주입하는 교육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일을 하면서 스스로 부족한 것들을 채워나갈 수 있는 환경적, 문화적 그리고 리더십에 대해 집중하고 있고요. 그 근간에는 우리 회사 핵심가치가 많이 깔려 있습니다.



Q. 성장파트너팀은 우아한형제들이 어떤 규모일 때 만들어졌습니까?



아마 2017년도에 만들어졌을 거예요. 그때는 팀이라기보다는 하나의 '담당'과 같은 거였죠. 정확하지는 않은데, 한 200명 규모지 않았을까 싶어요.



많은 분들이 '어느 시점에 교육의 기능을 만들어냈느냐'를 궁금해하시는데, 정답은 없지만 보통 교육 기능이 필요한 시점은 경영자분들이 자신의 메시지를 직접 전달하지 못할 때 그리고 메시지를 누군가를 통해서 전달을 해야 될 때가 아닐까 합니다. 아마 저희도 그런 시점에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우아한형제들 성장파트너팀 성호용 팀장
우아한형제들 성장파트너팀 성호용 팀장




Q. 구성원들에게 교육의 중요성을 어떻게 강조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일단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팀에서도 교육을 안 할 수 있는 방법을 한번 찾아보라는 기조로 말을 하고 있어요. 많은 기업들이 교육이라고 하면 '주는 사람'인 교수자가 있고 '주는 사람'인 교육생이 있는데, 이런 환경이 되게 한계가 있다는 거에 대해 많이들 고민하실 거예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스스로 할 수 있게 하고, 업무 환경에서 배움이 이루어지고 성장이 이루어질 수 있게 할지에 대해 굉장히 고민을 하고 있어요. 사실 뾰족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환경을 만들고 문화를 만든다는 것이 쉽지 않은 것 같긴 해요.



Q. 사내에서 '직원 교육'이 언제 이뤄져야 하는 게 좋을까요?



교육에 있어서 크게 두 가지 정도를 핵심으로 뽑습니다. 첫 번째는 신규 입사자 온보딩하는 교육이에요. 여기서 우리 회사는 어떤 회사라는 것에 대한 명확한 방향을 보여줘야 되고, 그러려면 우리 회사에 대한 명확한 방향과 철학이 좀 만들어져 있어야 되겠죠.



두 번째는 신임 리더입니다. 팀장이 됐든 파트장이 됐든 처음 실무자에서 리더가 되는 사람들에게 굉장히 많은 인풋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때 잘 형성된 리더십은 앞으로 발현할 리더십 총량이 정해지는 것 같더라고요. 이 시즌에 신입 리더들을 위한 교육을 많이 인풋 해주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Q. 배민에서는 법정의무교육도 일반적으로 진행하지 않고 재밌는 기획 요소를 넣어 진행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벤트성 있게 준비하시는 이유가 있을까요?



2018년도죠? 제가 여기 처음 왔을 때 법정 필수 교육 중에 성희롱 예방 교육이 좀 주안점이 있었어요. 당시 제가 봤을 때 한 300명~400명인가 그 정도 규모였어요. 생각보다 공수가 많이 들어가는 일인데, 오프라인으로 한다고 해서 좀 당황했었죠.



그래서 "멀티캠퍼스에서 콘텐츠 사면 쉽게 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데, 왜 오프라인으로 하세요?"라고 물었어요. 근데 이게 되게 중요한 포인트가 됐어요.



배민이 송파구에서 일을 더 잘하는 여러 가지 방법을 내걸고, 문화가 좋고, 회사 브랜딩 활동을 열심히 해도 '사내에서 성희롱 이슈가 터졌어요'라는 게 보도가 되면 누가 우리 문화를 있는 그대로 볼 거고, 우리가 이야기하는 거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라는 지점에서 대표님이셨던 봉진님이 "이게 잘 안되면 다른 거 아무 필요 없다. 그래서 기본기인 거다."라고 하셨어요.



그때부터 기본기 교육을 주안점 두고 했었어요. 우리도 매년 해야 되고, 내용도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이왕이면 좀 우리끼리 즐겁게 하자’로 시작했어요. 보이는 라디오 컨셉으로 하기도 하고, 불 꺼놓고 하는 콘텐츠도 했어요. 어차피 구성원들이 와서 시간을 써야 된다면 이 시간이라도 즐겁게, 뭐라도 하나 얻어 갈 수 있게 하자라는 목적으로 시작됐고, 그게 매년 다음은 뭐 하지 다음에 뭘 더 하지 뭘 더 하지 하다가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교육 콘텐츠 [출처:우아한형제들]
교육 콘텐츠 [출처:우아한형제들]




Q. 멤버들이 필요로 하는 리더십 콘텐츠, 일 잘하는 방법에 대한 콘텐츠 등에 대한 교육도 오픈하고 있습니다. 이는 멤버들이 단순 기능적으로 '일하는' 존재가 아닌 교육을 통해 더 큰 역할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조직에서 리더들이 ‘교육’이라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면 좋을까요?



저는 교육이라는 표현보다 학습이라는 표현이 더 맞을 거 같아요.



교육이라고 하면 뭔가 이제 갖춰진 클래스 안에서 아까 말씀드렸던 교수자와 교육생 구도를 생각하게 되는데, 사실 우리 여기 계신 분들도 다 마찬가지겠지만 내가 궁금한 게 있으면 찾아봐요.



예를 들어, 내가 엑셀을 하다가 함수를 잘 모르겠으면 어디 들어가서 엑셀 기초 과정을 듣지는 않거든요. 유튜브나 검색을 통해서 막 찾아본단 말이에요. 그런 활동들이 사실상 스킬을 함양하는 데 가장 직접적인 과정이라고 저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분위기 조성을 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모르면 찾아보고 모르면 공부해야 된다는 분위기 조성, 쉬운 말로 면학 분위기라고 그러죠. 면학 분위기 조성을 하는 것이 아마 조직 리더에게 되게 중요해요. 내가 모르는 게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뭔가 탐구하고 학습하지 않는 것이 부끄러운 행동이구나라는 것을 인지할 수 있게끔 하는 문화가 중요합니다.



무작정 "야 연말이니까 교육 갔다 와", "고용보험 환급 과정이니까 가서 16시간 듣고 와"면서 교육을 보내는 것은 사실상 당사자한테는 동기부여가 안 되거든요.



하지만 우리가 항상 궁금한 게 있을 때같이 모여서 스터디하고, 아는 사람 있으면 같이 이야기하면서 알려주고 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교육을 바라볼 때는 그 교육 그 자체로 보지 말고 그냥 학습하는 어떤 분위기라고 보는 게 좋을 것 같고 그렇다고 "야 너 공부 좀 해라"라고 하는 것은 오히려 더 역효과가 나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리더가 많이 공부하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리더가 항상 책도 보고, 모르는 거 있으면 새로운 배우기도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구성원들 기본적인 마음가짐이 달라지지 않나 생각합니다.




성장파트너팀 '기본기 교육' 포스터 [출처:우아한형제들]
성장파트너팀 '기본기 교육' 포스터 [출처:우아한형제들]




Q. 일에 대한 자부심, 책임감, 주인의식 없이 일하는 직원들을 마주하곤 하는데 이를 교육으로 풀어내어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없습니다.(웃음) 직무 몰입, 조직 몰입, 인게이지먼트 등 다양하게 표현하고 있는데 리더가 도와줄 수 있는 영역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교육으로 해결할 수는 없어요.



경영자분들도 그렇고 리더분들이 교육 갔다 오면 사람이 달라지겠지라고 기대를 많이 하세요. 약간 저 개인적으로, 좀 과한 표현으로는 리더의 직무 유기라고 생각하거든요.



결국에는 자부심을 갖게 하는 존재도 리더이고, 자부심을 잃게 하는 존재도 리더이기 때문에 리더가 계속 질문하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동기부여해 주고 의미 찾아주고 지금 하고 있는 일의 어떤 가치라든지 기여를 계속해서 확인해 주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그래야 구성원들도 '내가 하는 일이 그렇게 지금 당장 마루만 까는 일이 아니구나, 누군가의 편안한 공간을 만드는 거구나'라고 의미를 좀 더 부여할 수 있게 하는 리더의 역할인 것 같습니다.



Q. 관련해서 리더들이 당장 취할 수 있는 액션 포인트가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일단 1대1로 커뮤니케이션을 좀 많이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처음에는 서로서로 힘들 거예요. "왜 갑자기 대표님이 나한테 면담하자고 이러지" 그리고 대표님도 "무슨 얘기 하지" 이렇게(웃음)



그래서 면담에 대한 것들을 좀 많이 공부하시고 직접 해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바쁜데 어떻게 해요'라고 할 수도 있지만 관심사라든지 회사에서 일하면서 어떤 보람을 느끼고, 어떤 목표를 가지고 가는지 관심을 기울여주는 행위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확한 출처는 잘 기억이 안 나는데 '사장님하고 1대 1로 밥을 먹은 직원이 퇴사할 확률이 굉장히 낮다'라는 얘기가 있어요. 물론 그 반대일 수도 있는데(웃음) 직원들에게 관심을 가져주면 좋을 것 같아요. 만나서 일 얘기만 하지 말고 내 얘기만 하지 말고 '들어주는 것'이 중요하죠.









Q. 마지막으로 비즈니스와 일터에서 일하는 경영자와 리더분들께 응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성인답게 대하면 성인 다운 행동을 할 거다”라고 제가 좋아하는 말이 있어요. 사실상 우리랑 같이 일을 하고 있는 동료들 모두 다 성인이거든요.



자칫 내가 위치하고 있는 이 보직이나 리더라는 생각 때문에 가르침을 줘야 되는 상대 혹은 개도가 필요한 사람이라고 잘못 오해하는 경우들이 좀 왕왕 있는 것 같아요.



어른답게 대해주면 어른답게 행동할 수 있는 충분한 성인들이기 때문에 믿고 해주는 거 그게 아마 구성원들을 움직이는 힘이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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